◀ 앵커 ▶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해 파면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이 헌법재판관이었던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제시한 의견입니다.
이랬던 안 위원장이 난데없이 국제인권기구에, "국민 절반 가까이가 헌법재판소를 믿지 못한다"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송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인권위 건물 곳곳에 난입했던 지난달 1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비상계엄 선포는 통치행위로 봐야 하고 윤 대통령은 불구속 수사가 타당하다"는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인권 단체가 이에 반발해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에 인권위에 대한 특별심사를 요청했는데,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여기에 헌법재판소를 비난하는 답변서를 제출했습니다.
"국민의 50% 가까이가 헌법재판소를 믿지 못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면서, "적지 않은 국민들은 몇몇 재판관이 소속했던 단체와 과거 행적을 거론하며 대통령 탄핵 심판에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안창호 위원장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안창호/국가인권위원장]
"<국민의 절반 이상이 헌재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는…> 통계가 그런 여론조사가 있어요. 그런 문제 제기도 있으니까 '당신들 절차를 잘 지켜라' 그 얘기한 거에요"
윤 대통령 측 주장에 "일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대통령이 빨간 사과를 빨갛다고 하는데 그럼 우리는 파랗다고 얘기해야 하느냐"며 "진실을 말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안 위원장의 답변서엔 더 나아가 "법원의 공정성과 적법성에 의문을 가진 사람이 자살하고 법원 폭력 사태로 70명이 구속되는 인권 문제가 발생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서부지법 폭동의 책임을 사법부에 떠넘기고 폭도들의 구속을 인권 문제로 규정한 겁니다.
[이준일/고려대 로스쿨 교수]
"특정 정치 세력의 어떤 의견을 지금 지지하는 그런 기구로 전락한 거 아닌가…대통령 지지자들의 소요나 폭동을 일으킬 수 있는 선동적 발언이 될 수 있는 위험이 대단히 큰 것 같아요."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은 이달 중순 총회를 열고 한국 인권위에 대한 특별심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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