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초 지난달 시행하려다 보류했던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단행했다. 이미 한 달 전부터 10% 추가 관세를 매기고 있는 중국산에 대해선 10% 관세를 더 보태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캐나다는 곧바로 30조 원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똑같이 25% 보복 관세로, 중국도 미국산 일부 농축산물을 대상으로 한 10∼15% 보복 관세로 맞섰다. 모두가 우려한 글로벌 관세 전쟁이 현실화하면서 자유무역 체제 붕괴와 국제 질서의 대혼란이 시작됐다.

당장 캐나다와 멕시코를 대미 수출 기지로 활용해온 우리 기업들은 직격탄을 피하기 힘들다. 두 나라에서 운영 중인 삼성 현대차 LG 포스코 한화 등 주요 대기업의 현지 법인만 200개가 넘는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3,000억 원 이상 감소할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을 정조준한 ‘품목별 관세’에 이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 관세’까지 예고한 상태다. 기업들은 수출 시장 다각화와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등 리스크를 최소화할 대책 강구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근본적으로는 관세 장벽까지 뛰어넘을 정도의 제품 경쟁력과 기술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관세 전쟁 직전 한 달간의 협상 시간이 주어진 건 곱씹어볼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삼은 불법 이민과 마약 대책에서 성과가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관세 발효 직전 대만 반도체 업체 TSMC가 1,0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관세를 피하고 싶다면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는 속내를 간파한 셈이다. 기업의 해외 투자는 철저하게 이익 관점에서 꼼꼼히 따져 정하는 게 당연하다. 다만 모든 걸 거래로 삼고 군사 원조까지 중단하는 트럼프의 일방주의 현실도 감안하지 않을 순 없다. 우리도 반도체와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부과되기 전 트럼프와 협상을 서둘러 국익은 지키고 최악은 피하는 게 중요하다. 시간이 많지 않다. 민관은 물론 여야도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우물 안 싸움만 하고 있어선 곤란하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408 한강 투신 시도 父子…구조 뒤 “가족 죽였다” 자백 랭크뉴스 2025.03.05
44407 “3000억원서 300억원으로” 명품 플랫폼 발란 기업가치 ‘뚝’ 랭크뉴스 2025.03.05
44406 "44사이즈만 팝니다"... 국내 첫 상륙 '브랜디 멜빌' 10대들 몰렸다 랭크뉴스 2025.03.05
44405 권성동 "헌재, 한덕수·최재해 탄핵심판 신속히 각하해야" 랭크뉴스 2025.03.05
44404 美 뉴욕증시, 관세 전쟁 격화 양상에 이틀째 하락 랭크뉴스 2025.03.05
44403 “정치 양극화” “승자독식”…여야 원로들이 내놓은 한국 정치 진단서 랭크뉴스 2025.03.05
44402 美 "젤렌스키, 양복 있냐" 조롱에, 우크라 "이게 우리의 정장" 랭크뉴스 2025.03.05
44401 신축 아파트가 ‘월세 10만 원’?…미분양 털기 안간힘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5.03.05
44400 ‘아들 수술비’ 2600만원 버린 노모… 미화원들이 되찾아줘 랭크뉴스 2025.03.05
44399 작년 1인당 국민소득 3만6624달러…원화절하에 1.2% 성장 그쳐 랭크뉴스 2025.03.05
44398 모르는 사람 안 돕는 일본... 기부·자선 '최하위' 왜? [세계·사람·생각] 랭크뉴스 2025.03.05
44397 한경ESG 3월호…탄소세, 무역전쟁 뇌관 되나 랭크뉴스 2025.03.05
44396 달에서 본 ‘일출’…어둠 속에 떠오른 태양, 더 눈부시네 랭크뉴스 2025.03.05
44395 일산서 80대 여성 숨진 채 발견…남편·아들 자살 시도 랭크뉴스 2025.03.05
44394 '성폭력 의혹' 장제원 "고소 내용 분명 거짓…잠시 당 떠나겠다" 랭크뉴스 2025.03.05
44393 캐나다 “보복 관세 즉시 발효”…트럼프 “상호 관세 즉시 부과” 랭크뉴스 2025.03.05
44392 [MWC 2025] “사람 손동작 따라하고, 오목 대결도 가능”… 쑥쑥 크는 ‘AI 로봇’ 시장 두고 기술 대전 랭크뉴스 2025.03.05
44391 김상욱 "내가 친한계? 감사하다‥다른 부분도 있어" [모닝콜] 랭크뉴스 2025.03.05
44390 [3보] 中 "올해 성장률 목표 5%안팎"…재정적자율, GDP4%로 확대 랭크뉴스 2025.03.05
44389 [의료최전선 외상센터]⑥ 5년째 막내 외상외과 전문의…“또 살리고 싶어서 오늘도 버틴다” 랭크뉴스 2025.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