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윤석열 파면 뒤 겨냥 ‘잰걸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절인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야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 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다. 청년층 취업지원 방안과 반도체특별법 등을 두고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직후, 이 대표가 유력 대선주자로서 ‘성장’ ‘친기업’ 기조를 부각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4일 “이 대표가 20일 삼성전자와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서울 역삼동 사피(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아카데미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에선 이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민주당 대표직을 맡은 이후 이 회장과 만나는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측은 “삼성전자와 고용노동부는 청년들의 취업지원과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경제위기 속 고충이 큰 청년들의 사회진출 등에 대해 심도깊은 대화와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도체특별법도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의 반도체특별법 논의는 주52시간 근로제 예외 조항 포함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교착돼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출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며 “통상 문제나 경제 현안이 토론 주제로 잡혀있진 않으나, 논의는 열려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만나는 시점은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헌재 선고 이후 이 대표가 만나는 첫 외부 인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때문에 사실상 이 대표의 초반 대선 행보가 될 거라는 해석이 많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당대표로서의 일정을 기획하고 소통해 협의된 대로 발표한 것”이라며 “헌재 일정을 고려해 (회동을) 잡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과의 만남은 이 대표가 화두로 내세운 ‘성장’, ‘친기업’ 기조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이 앞장서고 국가가 뒷받침해 다시 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며 기업 주도의 성장 정책에 힘을 실은 바 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중도보수층을 겨냥해 성장 담론을 다시 부각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