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워싱턴 디시(D.C.)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4일 0시(현지시각) 멕시코·캐나다·중국 등 3개국 수입 제품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시행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산에 25%, 중국산에 10%다. 동맹인 캐나다를 상대로도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피아 구분 없는 관세 전쟁의 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과는 트럼프 집권 1기 때에 이은 제2차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관세 25%를 예정대로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더는 논의할 여지가 없다”고 협상 여지를 일축했다. 또 중국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도 3일 오후 서명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지난달 4일부터 시행된 10% 추가 관세에 더해 10% 관세가 보태져 트럼프 2기 출범 전보다 총 20%의 관세가 더 부과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대만의 파운드리업체 티에스엠시(TSMC)의 미국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들이 해야 할 일은 미국 내에 자동차 공장과 기타 시설을 건설하는 것뿐이며, 그렇게 하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각국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을 고려해 적용하는 상호 관세도 다음 달 2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이번 관세로 인해 미국보다 생산원가가 저렴한 멕시코에 진출한 뒤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이용해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해 온 한국 기업들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무역 분석업체 트레이드 파트너십 월드와이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중국산 제품에 관세 10%를 추가 인상할 경우 미국 정부의 연간 관세 수입은 약 860억 달러(약 1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 1기 당시 부과된 모든 관세 수입을 초과하는 규모”라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해 1년 동안 관세로 770억 달러(약 102조원)를 거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