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우크라이나도 우리의 ‘정장’을 갖고 있습니다. 우크라 외무부 인스타그램.

파국은 예고돼 있었지만 촉발한 것은 '정장'이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종전 협상을 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날아온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오늘은 차려 입었군요"라고 비꼬았습니다. 군복차림으로 정상회담에 참석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옷차림을 비난한 겁니다.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미국에 대한 존경심을 비추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미 짜여진 '각본'이었을까요?
백악관에 모인 기자들 중 하나가 (극우 성향인 마조리 테일러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의 남자친구이자 우익 매체 리얼아메리카보이스 방송)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왜 정장을 입지 않느냐"라고 도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질문에 “이 전쟁이 끝나면 정장을 입겠다. 아마 당신과 같은 것이나 더 좋은 것, 혹은 더 저렴한 것일 수도 있다”고 답했지만, 이미 덫여 걸려들었다고 서방 언론들은 분석했습니다.

밴스 미 부통령이 가세해 "고마워할 줄 모른다"고 꾸짖었고, 트럼프는 영화 "스타트렉 유니폼"이라며 비꼬았습니다. "당신은 카드(패)가 없다"는 트럼프의 면박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카드 게임이 아니다"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분노로 맞받으며 회담은 파국으로 끝났습니다.

젤렌스키의 전시 군복을 미국 지도부에 대한 개인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화가 단단히 났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우리도 '정장'을 갖고 있다. 이것이 우크라이나 정장이다"라는 밈과 게시글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정장을 가지고 있다"라는 제목의 사진 시리즈를 올렸습니다.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집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스마트 오피스 복장을 군복으로 바꿨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일상복이 평생의 사명, 희생, 인명 구조의 상징이 되었습니다."라고 이 게시물에 적혀 있습니다.


"전쟁 중 우크라이나 군복은 겉모습은 다르지만 모두 최고의 품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진에는 완전 무장한 우크라이나 군인, 병원 폭격으로 피투성이가 된 수술복을 입은 의사, 전투기 조종사, 폭격당한 아파트에서 민간인을 데리고 나오는 구조대원, 구급함을 든 전투 의료진, 소방관, 러시아 폭격을 받은 발전소에서 일하는 에너지 노동자들이 등장했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우크라이나 디자인의 옷을 입고 패션쇼에 참석한 한 남성과 여성의 모습입니다. 두 개의 의족을 착용한 이중 절단 장애인인 남성이 의족을 착용한 여성과 손을 맞잡고 있습니다.

젤렌스키는 2022년 러시아의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된 첫날부터 군복 스타일의 복장을 입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정장이나 다른 작업복을 입었지만 이젠 군복과 바꿔 입어야 했던 이들과 연대하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녹색 티셔츠나 검은색 크루넥을 자주 입었고 우크라이나의 전통 셔츠인 군용 녹색 비시방카를 입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가슴에 우크라이나 삼지창이 새겨진 검은색 긴팔 칼라 없는 셔츠를 입고 자주 등장했습니다. 그의 스타일은 회의의 중요도에 상관없이 3년 동안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젤렌스키의 복장에 대한 비판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욕이자, 3년 동안 겪은 일을 부정하는 것처럼 느껴진 건 비단 그들 뿐이 아닐 겁니다.

한 우크라이나 여성은 팻말을 들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정장을 입으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인을 죽이는 것을 멈출까요?"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961 "여보, 우리도 신청해볼까"…'330만 원'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금 뭐길래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60 李, 20일 이재용 만난다… 청년 고용·반도체법 등 논의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59 이재명 “드론 전쟁 시대, 군 첨단화 안 할 건가?”…‘표퓰리즘’ 조선일보 저격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58 “트럼프, 젤렌스키와 설전 뒤 우크라 군사지원 일시 중단”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57 폭설에 여객선 41척·항공기 4편 결항···대설특보, 수도권 확대 전망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56 블룸버그 “트럼프, 우크라이나 평화 의지 입증 때까지 군사 지원 전면중지”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55 “할머니!” 그날, 버스 안이 분주했던 이유 [아살세]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54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 매장은 정상 운영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53 [속보] 최상목 대행 “연금개혁 등 현안 산적…정치권 협조 간곡히 요청”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52 "트럼프, 젤렌스키와 충돌 후 우크라 군사지원 전면중지"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51 崔권한대행 "통합의 힘 절실…시금석 놔야 할 곳은 국정협의회"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50 [속보] 최상목 대행 “의대생, 학교로 돌아오기를…충분히 소통하겠다”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49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매장은 정상 운영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48 국제기구에 ‘헌재 비난’ 편지 보낸 인권위장···“국민 절반이 헌재 못 믿는다”며 극우 논리 주장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47 안창호 인권위원장, 국제인권기구에 ‘헌법재판관 비난’ 편지 보내···극우 논리 그대로 언급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46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 영업은 정상 운영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45 트럼프, 젤렌스키와 충돌 후 우크라 무기공급 전면 중지(종합)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44 “보자마자 찔렀다” 서천 ‘묻지 마 살인’ 30대 진술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43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온·오프라인 매장은 정상 운영 new 랭크뉴스 2025.03.04
43942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온·오프라인은 정상 영업 new 랭크뉴스 202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