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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해 12월3일 계엄령 선포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계엄군이 선관위 시스템 서버를 촬영하는 장면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12월6일 공개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공

“계엄령이다. 계엄군이다. 서버실이 어디냐.”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해 12월3일 밤 10시38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합관제실에서 근무하던 파견 직원 앞으로 권총을 허리에 찬 지휘관급 군인 3명이 들이닥쳤다. 선관위 직원 ㄱ씨가 팀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려고 하자, 계엄군 중 1명은 “전화하지 마라”며 ㄱ씨의 휴대폰을 빼앗았다. ㄱ씨는 불안해하며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계엄군은 “불필요한 질문은 하지 않습니다”라고 답할 뿐이었다. 한 대령급 군인은 다른 계엄군들에게 “허튼짓 못 하게 뒤에서 감시하라”고 명령했다.

ㄱ씨는 그날 상황에 대해 “계엄이라고 말만 하고 휴대전화를 빼앗은 채 외부와 연락도 못 하게 했었기 때문에 전쟁이 난 줄 알았고 매우 무서웠다”고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에 진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은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는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싣고자 탄핵심판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건 군이 아니라 시민이었다”는 궤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출동한 계엄군은 시민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며 겁박했고, 그 과정에서 물리적인 부상도 발생했다.

ㄱ씨와 통합관제실에서 계엄군을 만난 또 다른 직원 ㄴ씨도 “당시 계엄군이 모두 허리에 총을 차고 들어와 휴대전화를 빼앗고 강압적으로 서버실 문을 열라고 해서 너무 무서웠다”며 “요구하는 것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날 당일에는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괴로웠고 그 이후에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국회의 피해는 더 컸다. 국회를 봉쇄, 점거하라는 명령을 받고 출동한 계엄군에 의해 국회는 본관 내·외부 자동문, 본관 2층 후면 창고 출입문, 본관 233호 창문, 의원회관 담장 등 4개 시설 20개 설비가 파손됐고 100여개 집기류도 망가졌다. 국회는 총 6500만원의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호·방호 직원 10명은 구체적인 피해를 검찰에 진술했다. 방호 직원 ㄷ씨는 국회 233호 문 앞에서 진입한 계엄군을 막다가 소총 줄에 손가락이 감겨 살점이 찢겨 나갔다. 또 다른 국회 방호 직원 ㄹ씨도 계엄군과 45분간 비무장 상태로 대치하다가 손목에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었고,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술했다. 경호 소속 ㅁ씨는 경찰의 국회 통제로 외곽에서 담을 넘어 국회로 들어가다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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