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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중인 미국 해군 제1항모강습단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의 갑판에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등 항공기가 도열해 있다. [뉴스1]
한·미 해군이 3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을 공개했다. 파리 에펠탑(324m)을 눕힌 것보다 긴 333m 선체, 축구장 3개 크기의 갑판은 ‘떠다니는 공군기지’라는 명성에 걸맞은 규모였다. 군 안팎에선 동맹의 가치보다 경제성을 중시하는,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일부 덜었다는 점에서 여느 때의 항모 입항과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왔다.

칼빈슨함을 이끌고 부산을 찾은 마이클 워시 미 해군 제1항모강습단장(준장)도 이날 항모 격납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미 항모가) 부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한·미 동맹의 강화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한국과 안보협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실제 미국은 최근 주요 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해 한·미 연합 방위태세의 정상 가동을 알리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도 B-1B 전략폭격기를 앞세워 한반도에서 연합 공중훈련을 했다. 이번 칼빈슨함 입항을 계기로 한·미 또는 한·미·일 해상훈련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일각에선 미국이 한반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미 항모가 마지막으로 입항한 건 지난해 6월 22일로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지 사흘 만이었다. 당시 한·미·일 3국의 첫 다영역 훈련 ‘프리덤 에지(Freedom Edge)’에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을 보내 북·러 밀착에 경고를 날렸다. 이보다 앞선 2023년 11월에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 예고 기간을 하루 앞두고 칼빈슨함이 한국을 찾았다. 미 항모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의 동향과 맞물린 측면이 있는 셈이다.

이날 미 측이 공개한 항모 갑판에선 F-35C 스텔스 전투기와 F/A-18E/F 수퍼호넷 전투기,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통제기, MH-60R/S 시호크 대잠 헬기 등이 포착됐다. 항모 외에 이지스 구축함 스터렛과 순양함 프린스턴도 이번에 들어왔다. 이들은 제1항모강습단을 구성해 항모의 공격력을 극대화한다. 구축함의 호위를 받은 항모에서 F-35C, 수퍼호넷 등 전투기가 떠 적 기지를 타격하는 방식이다.

북한은 미 항모의 한반도 전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해상·공중 전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다양한 수위의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한·미의 압도적 능력으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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