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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훈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한의학 관점에서 본 삼겹살의 영양학적 효능
따뜻한 성질 채소류와 함께 섭취하면 소화에 도움
기름진 음식 특성상 과음하면 간에 상당한 부담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직장인들의 회식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 중 하나가 돼지고기다. 특히 삼겹살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국인이 제일 사랑하는 고기 부위로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육류 소비량의 절반가량을 돼지고기가 차지했고, 그 중 삼겹살이 가장 인기 있는 부위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3 주요 외식 메뉴 트렌드’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외식 메뉴’ 1위를 기록했다.

축협은 한돈 브랜드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3월 3일을 삼겹살 데이로 지정했다. 이른바 '3.3데이'를 맞아 다양한 할인 행사와 이벤트가 전국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한의학 관점에서 삼겹살의 영양학적 효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삼겹살은 여러 영양학적 장점을 갖는다. 피로 회복과 혈액순환을 돕는 비타민 B군과 단백질이 풍부하고, 기분 전환에 도움을 주는 세로토닌 생성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 ‘트립토판’도 함유한다. 또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불포화지방이 포함돼 있어 적절히 섭취하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의학에서도 돼지고기는 건강에 이로운 보양식으로 여겨진다. 단순한 단백질 공급원이 아니라 체내 부족한 진액과 기운을 보충해 주는 음식으로 평가된다. 한의서인 ‘동의보감’에서는 "돼지고기가 허약한 사람을 살찌우고 음기를 보충하는 데 좋다"고 기록돼 있으며, ‘본초강목’에서는 "위장을 부드럽게 하고 체내 진액을 보충하며 근육을 튼튼하게 한다"고 저술돼 있다.

다만 돼지고기가 찬 성질에 속한다는 점을 유념하는 것이 좋다.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은 돼지고기를 먹을 때 상추, 양파, 마늘 등 따뜻한 성질을 가진 채소류와 함께 섭취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상추는 고기를 구울 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벤조피렌의 독성을 낮추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고온에서 고기를 굽거나 가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벤조피렌은 인체발암물질 1군으로 분류된다.

삼겹살에 소주 등 술을 곁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기름진 음식과 알코올을 함께 섭취하면 간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는 ‘간주근(肝主筋)’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간이 근육과 인대의 건강을 주관한다는 의미다. 과도한 음주는 간 기능을 저하시켜 근육과 인대의 회복을 방해하고 허리·목·무릎 등 척추·관절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과음한 다음 날 온몸이 쑤시고 각종 근육·관절통이 나타나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삼겹살을 먹은 뒤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을 시행하면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 3월 3일을 맞아 삼겹살을 즐기면서 건강까지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김경훈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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