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앵커 ▶

일제시대, 일본 야마구치현의 한 해저 광산에선, 136명의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수몰돼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80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도 희생자들의 유골은 바다 속에 남겨져 있는데요.

지난달 일본의 시민단체가 십시일반 돈을 모아 유골 탐사작업에 나섰지만, 장비나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도쿄 현영준 특파원이,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83년 전, 1942년 2월 3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의 조세이 탄광에서 해저 갱도가 갑자기 무너지며 바닷물에 잠겼습니다.

당시 막 교대 근무에 투입됐던 183명의 광부들이 모두 숨졌는데, 136명이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들이었습니다.

탄광 회사는 2차 피해를 막겠다며 사고 직후 갱도 입구를 막아버렸고, 시신은 단 한 구도 수습되지 못했습니다.

진상조사 과정에서, 탄광 회사가 지층 두께의 법정 기준을 지키지 않은 탓에 바닷물이 스며들어 사고가 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바다 위로 보이는 두 개의 굴뚝은 해저갱도로 공기를 주입하는 배기통로입니다.

갱도 입구에서 불과 5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데요, 희생자들은 대부분 저 주변에서 사고를 당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달 일본의 시민단체가 크라우드 펀딩으로 비용을 마련해, 잠수사 한 명을 갱도 안쪽 250미터까지 들여보냈지만, 갱목이 얽히고 섥혀 있어 더이상 진입하지 못했고 유골 발굴은 실패했습니다.

[이노우에 요코/시민단체 대표]
"당초 저희들도 유골은 바로 발견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도중에 붕괴를 한 곳이 있어서, 그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수중 탐사 장비만 갖춘다면 유골의 위치나 갱도의 붕괴 상황을 파악할 수 있지만 일본 정부도, 한국 정부도 조선인 희생자들의 유해 발굴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후쿠오카 다카마로/후생노동상]
"유골의 매몰 위치, 깊이가 명확하지 않고, 게다가 80년 전 암반 사고가 발생한 해저 갱도에 잠수해서 조사하는 것에 대해선 안전상의 우려도 있습니다."

사고가 난 지 83년, 나라를 되찾은 지 80년이 됐지만 고향을 떠나 참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리다 희생된 136명의 조선인들은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MBC뉴스 현영준입니다.

영상취재: 이장식,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김민상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226 상속세, 각자 받은 만큼만 낸다… 부담 줄어 랭크뉴스 2025.03.04
44225 "김정숙 여사, 수영 잘해 강습 필요 없다"…檢 불기소 결정서 보니 랭크뉴스 2025.03.04
44224 "친구 화장품 잠깐 빌려 썼을 뿐인데"…'하반신 마비' 여성의 눈물,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3.04
44223 개강 첫날 의대 강의실은 빈자리투성이 랭크뉴스 2025.03.04
44222 “하루 만에?”…찐윤 박수영 ‘초췌’ 단식 인증샷 와글와글 랭크뉴스 2025.03.04
44221 오세훈 만난 이명박 “현실은 AI시대… 정치는 아날로그” 랭크뉴스 2025.03.04
44220 장제원 전 의원, ‘성폭력 혐의’ 경찰 수사 랭크뉴스 2025.03.04
44219 트럼프 “우크라에 군사원조 전면 중단” 랭크뉴스 2025.03.04
44218 후드 쓴 피의자, 산책하는 女 보더니…범행 전 CCTV엔 랭크뉴스 2025.03.04
44217 멜라니아 “딥페이크 엄벌하라”… 백악관 복귀 후 첫 대외 행보 랭크뉴스 2025.03.04
44216 “중국 이미지 한 방에 바꾼 딥시크…한국, 직접 개발 강박 벗어야”[논설위원의 단도직입] 랭크뉴스 2025.03.04
44215 아동 포함 100명 성매매…日애니 ‘너의 이름은’ 프로듀서 징역형 선고 랭크뉴스 2025.03.04
44214 서울만 남은 '신대한민국전도' 현실 되나…줄잇는 입학생 0명·나홀로 입학식 [이슈, 풀어주리] 랭크뉴스 2025.03.04
44213 "가족 회사" 논란의 선관위 '특혜 채용' 당사자 10명은 정상 근무 랭크뉴스 2025.03.04
44212 ‘마은혁’ 언급 안한 최상목… 野는 “崔 빼고 여야협의체로” 랭크뉴스 2025.03.04
44211 경칩 앞두고 폭설‥무거운 습설에 피해 속출 랭크뉴스 2025.03.04
44210 장제원 전 의원 성폭력 혐의 피소… 장 전 의원 “사실 아냐” 랭크뉴스 2025.03.04
44209 러시아, 자국 배우 출연작 오스카 5관왕에 환호…우크라는 탄식 랭크뉴스 2025.03.04
44208 [단독]1만 2000통 전화 폭탄에 벌금 300만원…'불법 스팸' 손놓은 정부 랭크뉴스 2025.03.04
44207 청국장 꾸준히 먹었더니…"8주만에 '이 증상' 완화, 과학적 입증" 랭크뉴스 202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