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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존 초전도 극복할 대안 찾아내
10년 내 다가올 양자컴퓨터 시장, 우리도 대비해야
이지평 한국외대 특임강의교수


양자물리학 원리를 적용한 양자컴퓨터의 조기 실현 여부에 대한 논의가 주목받고 있다. 2025년 초부터 양자컴퓨팅의 조기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지자 관련 스타트업 기업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유력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실용화까지 20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발언하자 양자컴퓨터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향후 3~5년 이내에 양자컴퓨터가 실현되고 각종 어려운 과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데 이어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도 양자컴퓨터를 약 10년 전 인공지능(AI)과 비교하면서 실용적인 제품은 5~10년 정도에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세계 IT산업을 이끄는 거물들의 발언으로 미뤄보면 먼 미래로 보였던 양자컴퓨터의 현실화 노력이 일정한 성과를 거두며 투자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들의 AI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인간의 두뇌 구조가 0, 1의 디지털 기술에 기반하기보다 0이기도 하고 1이기도 하고 서로 얽히고 순간이동도 하는 양자물리학적 현상에 가깝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궁극적인 AI는 양자컴퓨터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 전망하는 것도 가능하다. AI 패권전쟁에 사활을 거는 빅테크로서는 양자컴퓨터 개발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일본 기업은 양자컴퓨터 개발 경쟁에서 빅테크나 중국 기업에 비해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양자암호 통신의 상용화에 주력하는 한편, 양자 인스파이어드(Quantum Inspired)라는 양자컴퓨터 유사 기술로 조합 문제를 해결하고 물류 경로를 효율화하는 등에서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성능을 냄으로써 실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중이다.

작년 11월 이화학연구소, NTT 등 일본의 연구 그룹은 광(光) 방식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하는 등 선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구글, IBM 등이 개발한 양자컴퓨터는 외부 환경 변화의 영향에 취약한 양자비트를 보호하기 위해 초전도 기술로 극저온의 환경을 만드는 냉동기가 필요해 소형화가 대단히 어렵다. 이에 반해 NTT 연합 등이 개발한 광 방식의 양자컴퓨터는 거대한 냉각 장치 없이 양자비트를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용적인 양자컴퓨터를 위해서는 양자비트를 100만 개 정도 확보해야 하는데 IBM이 개발한 최신 기종은 1121개이며 초전도 방식으로는 어려움이 많다. 이 같은 문제에서 일본의 광 신호 방식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양자컴퓨터 실용화를 위해서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는 오답을 수정하는 기술이다. 이 분야에서도 일본의 연구팀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분자과학연구소는 후지쓰, 히타치제작소, NEC 등 10개 사와 공동으로 냉각원자 방식의 양자컴퓨터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초전도 방식은 양자비트의 양자 상태가 지속되는 시간(Coherence)이 짧고 길어도 밀리 초 단위에 불과한데 반해 일본 분자과학연구소가 개발한 냉각원자 방식에서는 1초 이상이 유지되며,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인한 오답 문제의 억제에 유리하다. 양자비트의 수를 늘리는 것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며 분자연구소는 2030년까지 1만 양자비트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현재의 양자컴퓨터 기술에는 양자비트의 확대, 장치 소형화, 오답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으며 기존 기술의 연장선으로는 한계도 있다. 이에 따라 다른 각도에서 각종 과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확대될 것이다. 우리도 양자 인스파이어드 등 현실적인 응용 비즈니스 기반을 강화하면서 국제공동연구도 확대해 광 기술 기반 양자컴퓨터의 한계 극복 기술에 대비하면서 양자반도체, 광전자 등의 관련 소재, 부품, 장비 기술을 장기적 차원에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지평 한국외대 특임강의교수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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