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변호인단이 1일 광화문 집회에서 공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비난 1월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등 극우세력의 헌법재판소 공격이 나날이 심해지는 가운데,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헌법재판관들을 처단하라”고 쓴 옥중 편지가 공개됐다. 비상계엄 당시 포고령에도 ‘전공의 처단’ 등의 내용이 담겨 큰 논란이 된 바 있는데 또다시 ‘처단’이라는 과격한 표현이 등장한 것이다.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가 연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서 김 전 장관 변호인단 소속 이명규 변호사는 김 전 장관의 옥중 편지를 대신 읽었다.

김 전 장관은 이 편지에서 “1919년 3월1일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그때의 그 심정으로 자유대한민국과 윤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했다. 그는 “헌재의 탄핵심판과정에서 수많은 불법·위법행위가 드러났다”며 “탄핵심판은 각하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헌법재판관 3명을 직접 언급하며 “불법 탄핵심판을 주도한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을 처단하라”고 적었다. 편지는 ‘자유대한민국 만세! 애국국민 만세!’라는 말로 끝났다.

‘처단’이라는 표현은 김 전 장관이 직접 초안을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12·3 내란사태 당시 포고령 제1호에 두 차례나 등장한 바 있다.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전공의 처단’이 담긴 포고령을 두고 의료계는 들끓었다. 내란 사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4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어 “국민을 처단하겠다는 언사를 서슴지 않는 것은 윤석열 정권이 반국가 세력임을 자인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장 자진사퇴하라”고 요구했다.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가 연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 현장. AP 연합뉴스

한편, 이날 김 전 장관의 옥중편지 말고도 헌재를 위협하는 극우 발언이 잇따랐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집회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 헌법재판소(는) 불법과 파행을 자행해 왔다. 모두 때려 부숴야 한다. 쳐부수자”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극우파 집회에 참석해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선관위 같은 헌법기관과 헌법재판소 같은 최고 사법기관에 대해 “때려 부수자” “쳐부수자”고 말한 적은 없었다. ‘서부지법 폭동’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에 여당 국회의원 입에서 나온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든 발언이다.

같은 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세이브코리아’가 연 ‘3·1절 국가비상기도회’에서도 “헌재가 적법 절차를 따르지 않고 탄핵을 인용한다면 국민적 저항을 맞아 산산조각 날 것”(손현보 목사), “너희 (헌법) 재판관들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유일하다. 바로 윤 대통령 심판을 각하 결정하는 것”(전한길 한국사 강사) 등 과격한 발언이 쏟아졌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306 해남 갯벌에 굴 따러 간 60대 부부 실종…남편 숨진채 발견(종합) 랭크뉴스 2025.03.02
43305 “헌재 쳐부수자”는 국힘 의원…브레이크 없는 ‘극우화 폭주’ 랭크뉴스 2025.03.02
43304 '해임 교사 복직 요구' 서울시교육청 앞 시위자, 구속영장 기각 랭크뉴스 2025.03.02
43303 [단독]김건희 후원 인사 ‘알박기’?…문체부의 수상한 국립예술단체 정관 손질 랭크뉴스 2025.03.02
43302 북동풍의 심술 '3월 눈폭탄'…오늘밤 고비, 강원엔 1m 쌓인다 랭크뉴스 2025.03.02
43301 오늘 밤 전국에 폭우·폭설…강원 산지에는 대설 경보 랭크뉴스 2025.03.02
43300 갯벌에 굴 따러 간 60대 부부 실종...남편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5.03.02
43299 일본은 ‘선제적 구조조정’ 광풍…3년 만에 조기퇴직 1만명 넘어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3.02
43298 내일 눈·비 내리고 다시 추워…서울 최저 1도 랭크뉴스 2025.03.02
43297 “문형배·이미선·정계선 처단하라”…김용현, 옥중편지 논란 랭크뉴스 2025.03.02
43296 ‘악성 미분양’ 쌓였는데...3월 대규모 공급 ‘쇼크’ 랭크뉴스 2025.03.02
43295 작년 韓 싱크대 대미 수출 12억원…트럼프 '목재 관세' 영향은 랭크뉴스 2025.03.02
43294 한동훈 “이재명, 헌법 아니라 자기 몸 지키려”… 임기단축 개헌 압박 랭크뉴스 2025.03.02
43293 "난 여자 되고 싶어" 트랜스젠더 '마약왕' 구원받을 수 있을까 랭크뉴스 2025.03.02
43292 오늘밤 폭설·폭우 예고…수도권·강원·충북·경북북부 대설특보 랭크뉴스 2025.03.02
43291 "중국인한테 다 퍼준다"…건강보험 재정수지 알고 보니 '흑자'였다 랭크뉴스 2025.03.02
43290 "공부할 때 무조건 있어야 돼!"…10대들 사이 '필수템'으로 떠오른 '이것' 랭크뉴스 2025.03.02
43289 스타벅스 한잔 5000원 시대...지금도 비싼데 ‘초비상’ 랭크뉴스 2025.03.02
43288 추미애 “비상계엄 트리거 확인됐다”에 대검 차장은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3.02
43287 이재명 "청년들 왜 軍막사서 세월 보내나…이게 전투력이냐" 랭크뉴스 202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