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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종전 구상 타격, 젤렌스키는 미국 지원 위태
WSJ “미국 우크라이나 분열, 푸틴 대담하게 만들수도”
젤렌스키, 미국에 감사 표하며 수습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도중 언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고성으로 공개 충돌한 최악의 외교 참사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전 협상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은 젤렌스키를 향해 지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에 수차례 감사를 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트럼프와 젤렌스키가 백악관에서의 폭발적인 언쟁으로 모두 타격을 입었다”며 “분열의 위험이 푸틴을 협상에서 더욱 대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종전 협상에 앞서 젤렌스키와의 광물 협정을 기반으로 양측의 평화를 중개하려는 구상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됐다. 트럼프는 조만간 푸틴을 만나겠다고 밝혀왔지만, “푸틴을 믿으면 안 된다”는 젤렌스키의 반발과 유럽의 젤렌스키 지지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충돌 이후 유럽은 젤렌스키 지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젤렌스키와 회동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 없는 지지를 확인한다”며 “러시아의 불법 전쟁을 종식시키고 우크라이나의 미래 주권과 안보를 보장하는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찾겠다”고 적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크 뤼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젤렌스키와 통화하며 지지 의사를 밝혓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충돌 직후 엑스에 “오늘 자유 세계에는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이 도전을 받아들이는 것은 유럽인들의 몫이다”라고 적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이전부터 트럼프가 지나치게 푸틴에게 기울어져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의 동맹을 저버리고 푸틴을 감싸는 듯한 모습에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역시 미국의 대통령·부통령과 공개적으로 충돌하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전쟁 지원과 안보 보장을 받는 데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안 그래도 트럼프와 푸틴의 종전 협상에서 배제된 상황에서 트럼프를 공개 자극해 미국의 지원을 위태롭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親)트럼프 인사이자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조차 “그(젤렌스키)가 사임하고 우리와 거래할 수 있는 사람을 보내거나, 그가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최근 폴란드와 영국, 프랑스 정상과의 회담 뒤 젤렌스키의 입장에도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유럽 군대의 우크라이나 파병에 대해서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러시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젤렌스키가 트럼프와 충돌하면서 미국 정부를 우크라이나 쪽으로 견인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둔 군사 원조 물자 수송을 중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런 결정이 내려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으로 우크라이나로 선적될 수십억 달러 규모의 레이더, 차량, 탄약, 미사일에 철수가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알리나 폴리아코바 유럽정책분석센터(CEPA) 사장은 WSJ에 “푸틴보다 이 상황을 더 즐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감정이 아직 뜨거운 지금 신속하게 움직여,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한 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력 관계가 극적으로 균열을 겪으면서, 푸틴은 이제 더욱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끌고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그는 전장에서 공세를 더욱 확대하는 유혹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이 충돌한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줄이거나 중단한다면 우크라이나의 전선은 더 빨리 붕괴되고, 푸틴은 더욱 더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점령 욕심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젤렌스키는 미국에 수차례 감사를 나타내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정상회담 이튿날인 이날 엑스에 올린 장문의 성명에서 트럼프와 미 의회의 초당적 지지에 감사를 나타내며 “우리는 미국의 모든 지원에 감사드린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항상 이 지원에 감사해왔다”고 적었다. “미국에 고마워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젤렌스키는 그러면서도 “푸틴은 10년 동안 휴전 약속을 25번이나 깨뜨렸다. 진정한 평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유럽 정상들과 젤렌스키는 2일 런던에서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리히용 북한 노동당 비서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는 이날 성명에서 젤렌스키의 방미가 완전히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2월 28일, 네오나치 정권의 수장인 젤렌스키의 워싱턴 방문은 키이우 정권의 완전한 정치적·외교적 실패”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영 TV는 트럼프가 젤렌스키를 맹비난하는 장면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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