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내란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 중 하나가 정치인 등에 대한 체포가 시도됐다는 건데요.
당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받아적은 체포명단의 신빙성을 더해주는 단서가 또 하나 확인됐습니다.
조지호 경찰청장도 비슷한 시각 체포명단을 받아적었는데요.
두 사람이 각자 체포대상으로 가장 먼저 들은 사람의 이름이 일치했습니다.
바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였습니다.
유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이번 탄핵심판 변론에서 유일하게 두 번 증인으로 나온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자신이 들은 체포 명단을 언급할 때 줄곧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부터 말했습니다.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지난달 20일, 10차 변론)]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김어준, 조국, 박찬대, 정청래, 김명수, 권순일, 김민웅…"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홍 전 차장은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계엄 당일 밤 11시쯤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이 불러주는 명단을 적었는데, 명단 첫 이름이 이재명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때부터 "'어 이거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들은 순서대로 증언한 겁니다.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명단을 받아적은 또 한 사람, 조지호 경찰청장이 기억하는 첫 이름도 똑같았습니다.
조 청장은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계엄 당일 밤 10시 반쯤 여 전 사령관과 통화를 언급하며 "사람 이름을 불렀는데, 총 15명이었고, 가장 먼저 불렀던 건 이재명" 이라고 진술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탄핵 변론에서, 조 청장은 건강 때문에 기억이 정확하지 않고, 홍 전 차장은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공격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달 20일, 10차 변론)]
"저와 통화한 거를 가지고 대통령의 체포 지시라는 것과 연계를 해서 바로 이 내란과 탄핵의 이 공작을 했다는 게 문제입니다."
하지만 홍장원 조지호 두 사람 모두 야당 대표의 이름을 첫 체포 대상으로 들었다고 공통 진술을 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된 겁니다.
탄핵심판 최후 진술에서 '거대 야당'을 44차례 언급했던 윤 대통령 측은, 오늘 탄핵 반대 집회 관련 입장문에서도 "오히려 더 많은 국민은 거대 야당이 국민 신임을 배신하고 대통령의 국정을 마비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야당 탓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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