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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 공단천 하수관로에서 분홍 빛을 띠는 폐수가 무단 방류되고 있다. [사진 이주한 대구 서구의원 제공]
대구 염색산업단지 인근 하수관로에 다량의 폐수가 유입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2시 서구 염색산단 일대 하수관로에 검은빛을 띠는 폐수가 또 유입됐다.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달서천사업소가 수소이온농도(pH)를 측정한 결과 물환경보전법 기준 정상 범위인 5.8∼8.6pH보다 높은 11pH로 나타났다.

앞서 이곳에는 지난 1월 8일 보랏빛을 띠는 폐수가 흘러나와 주민이 신고했다. 지난달 24일에는 분홍빛, 지난달 25일에는 검은빛을 띠는 폐수가 확인됐다. 폐수에는 염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오후 2시쯤 대구 서구 염색공단 인근 공단천 하수관로에 검정빛 폐수가 흐르고 있다. [뉴시스]
염색산단 입주 업체는 산단 내 자체 공동폐수처리시설로 폐수를 보내야 하지만, 폐수가 이 시설을 거치지 않고 방류된 것으로 추정된다. 염색산단에서 유출된 폐수는 하천이 아니라 하수차집관로로 대구시공공시설관리공단달서천사업소인 하수처리장으로 전량 유입되기 때문에 달서천이나 금호강 등 수질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다만 염색산단에서 흘러나오는 악취로 입주 후부터 고충을 겪고 있던 대구 염색공단 인근 주민들은 폐수까지 흘러나오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염색산단 인근은 서구 평리뉴타운 개발로 2023년부터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수천세대가 입주를 하고 있는 지역이다. 인근에는 1980년 설립 인가된 염색산단에 127개 섬유염색업체가 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서구에서 실시한 염색산단 악취검사 결과 매년 사업장의 8~15% 정도가 악취배출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서구에 접수된 악취 관련 민원만 7000건이 넘었다. 이에 대구시는 지난해 염색산단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주민 권용원(42)씨는 “입주할 때부터 염색산단에서 오는 악취 때문에 고생하는데 이제 폐수까지 유출되다니 불안해서 못 살겠다”며 “폐수 유출 직후 빠르게 원인 파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차례 유출이 지속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는 30대 주민도 “처음으로 내 집을 마련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릴 마음으로 들어왔는데 악취에 이어 폐수까지 나오니 감당이 안 된다”며 “결국 이사하려고 집을 내놨는데 팔리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 서구 염색산단 폐수 유출 지점 등 관련 현장. [사진 대구시]
대구시와 관계당국은 폐수 원인을 끝까지 추적해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했다. 하수관로에 폐수 유입이 반복되자 대구시는 지난 25일 서구·대구지방환경청 등과 주변 하수도와 인근 사업장을 수색해 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지점을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의심 사업장을 선정하고 추적제 투입과 법 위반 여부를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업체 2곳을 적발해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행정처분하기로 했다. 나머지 의심 사업장은 폐수, 우수·오수 배출구 중심으로 전수조사할 계획이다. 또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한국환경공단 등 관계기관과 하수관로를 정밀진단해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권오상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은 “관계 기관 간 긴밀한 협업체계를 통해 법 위반업체를 끝까지 추적해 행정처분과 고발 조치를 할 계획이다”며 “또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추진해 폐수 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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