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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정상회담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났습니다.

카메라 앞에서 대놓고 고성과 말싸움이 난무했습니다.

예고했던 광물협정은 무산됐습니다.

공동기자회견도 없었습니다.

외신들은 주먹을 휘두르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논평했습니다.

김경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정상회담 시작은 화기애애했지만, 일방적인 트럼프식 종전 구상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반대 뜻을 분명히 하면서, 분위기는 달아올랐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우리는 단순한 휴전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안전 보장이 없다면 제대로 된 휴전이 아닐 겁니다."]

"푸틴은 믿을 수 없다, 그러니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는 젤렌스키에게 트럼프는 그렇게 말할 처지가 아니라고 쏘아붙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당신은 지금 좋은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 이렇게 나쁜 위치로 만든 겁니다."]

옆 자리 부통령까지 설전에 끼어들었습니다.

외교 관례에 크게 벗어난 일입니다.

[JD 밴스/미국 부통령 : "당신이 이 문제를 미국 언론 앞에서 해결하려고 이 집무실에 들어온 건 무례라고 생각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금 당신에겐 카드가 없습니다. 우리와 함께하면 카드를 갖기 시작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저는 진지합니다. 매우 진지합니다. 전쟁 중인 나라의 대통령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은 매우 무례해요. 이 나라에 대한 무례입니다."]

고성이 오간 끝에 회담은 50분 만에 성과 없이 조기 종료됐습니다.

사전에 합의됐던 광물 협정과 공동 기자회견도 취소됐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대화를 더 원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외신들은 주먹을 휘두르지 않은 게 다행, 술만 마시지 않았을 뿐 취객들의 싸움과 다르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경수입니다.

영상편집:서삼현/자료조사:김시온

[앵커]

▲안갯속 종전협상…미국 ‘지원 중단’ 카드로 압박할 듯▲

그럼 미국 현지 연결해서 한발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자, 김경수 특파원 정상회담 분위기가 너무 살벌했습니다.

이게 수습이 될까요?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 회담 뒤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민을 존경한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사실 미국과 사이가 틀어지면 아쉬운 건 우크라이나 쪽이기 때문인데, 젤렌스키가 인터뷰에서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것도, 그런 현실을 반영합니다.

그러나 젤렌스키는 이번 충돌에 대한 사과는 거부했습니다.

반면,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일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 고 요구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즐길 나라는 러시아일텐데요.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때리지 않은 게 절제의 기적이라며 트럼프 편을 들었습니다.

[앵커]

이런 결과에 유럽도 많이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어떤가요?

[기자]

일단은 트럼프가 정해놓은 시간표가 엉클어지게 됐습니다.

이번 주 프랑스, 영국과 정상회담을 통해 유럽의 의견을 듣는 모양새를 만들었죠.

이어 우크라이나 젤렌스키를 만나, 종전 구상을 설득해 낸다는 게 트럼프의 계획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으로 전쟁을 끝내는 성과를 과시할 생각이었을텐데, 뜻밖의 난기류를 만난 셈입니다.

다만, 젤렌스키가 백악관에서 패기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원 없이 전쟁을 이어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를 잘 아는 미국이 군사 지원 중단 카드를 써가면서 종전안 수용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서삼현/자료조사:김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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