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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는 곧이어 젤렌스키 복장을 언급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치닫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옷차림이 트럼프 측 심기를 건드렸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트럼프는 젤렌스키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자마자 "오늘 제대로 차려입었네"고 했었다.

젤렌스키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회담을 위해 백악관 건물 입구에 차를 타고 들어왔다. 하차 지점에서 대기하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취재진 카메라를 향해 "그가 오늘 제대로 차려입었다(He's all dressed up)"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장면에 대해 "시작부터 두 사이에 적대감이 있다는 징후가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젤렌스키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상징인 삼지창이 그려진 검정색 긴팔 티셔츠에 군 작업복과 비슷한 카고 바지 차림이었다. 그는 개전 초기부터 같은 디자인의 상의와 건빵 주머니가 달린 바지를 입어 왔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 받는 복장이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공개 회담에서 젤렌스키 옷이 또 언급됐다. 극우 성향의 케이블채널 '원아메리카뉴스'의 기자가 젤렌스키에게 "왜 정장을 입지 않느냐(Why don't you wear a suit?)"고 물은 것이다. 해당 기자는 "이 나라에서 최고위급 사무실에 있는데 당신은 정장 입기를 거부했다"며 "그냥 보고 싶어서 그런다. 정장이 있기는 하는가. 많은 미국인이 당신이 이 자리의 위엄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는 "당연히 (정장이) 있다. 전쟁이 끝난 후에 입겠다"고 답하면서 "아마 당신과 비슷한 옷을 입을 거다. 더 좋은 옷을 입을지도 모른다"고 맞받았다.

트럼프 측이 젤렌스키에 군복을 입지 말라고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보좌진이 젤렌스키 측에 백악관 방문 시 군복 같은 옷을 입지 말라고 조언했다는 뒷얘기도 보도됐다. 미국 현지매체 액시오스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를 짜증나게 한 작은 요인 중 하나는 젤렌스키가 정장을 입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젤렌스키가 평소 입지 않는 검은색 복장을 택하긴 했지만 미국 측의 정장 요구를 수용한 건 아니었고, 트럼프 첫 마디가 "잘 차려입었네"였던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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