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수첩 속 국회의원 수거 계획 짚으며
“법치주의 부정하는 건 수구조차 못 되는 반동”
“법치주의 부정하는 건 수구조차 못 되는 반동”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이 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 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월3일 내란의 밤이 계속됐더라면 연평도 가는 그 깊은 바닷속 어딘가쯤에서 꽃게 밥이 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함께 목숨 걸고 싸워 주셔서 여러분과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진심으로, 개인적으로 감사드립니다.”
3·1절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야당 집회가 열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무대에 올라 ‘정상 사회’의 회복을 강조하며, 헌정질서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보수가 아니라고 일침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과 시청 일대, 여의도에선 음모론과 사법 불신에 바탕해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국민의힘 의원 상당 수의 참여 속에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야 5당 대표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 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5개 야당은 헌법재판소 주변인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주변에서 ‘야5당 공동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열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한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는 발언에 앞서, ‘연평도 꽃게 밥’을 언급하며 계엄 선포 당시 신변을 지켜 준 시민에게 감사를 전했다. 내란 중요임무종사자로 구속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 암시된 국회의원 수거·제거 계획을 짚은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이 순간에도 여전히 주권자 국민을 배반하고 민주 공화국의 기본 질서와 가치를 부정하며 내란 반동에 동조하는 사람과 세력들이 있다”며 “보수는 지켜야 할 가치와 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헌정 질서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보수일 수 없다. 수구조차도 못 되는 반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탈을 쓴 채 헌법과 법치를 파괴하는 이들을 넘어서서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며 “106년 전 이날 선대들이 외친 것처럼 상식과 도의를 복구하자”고 외쳤다.
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야 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무대에 오른 야당 의원들은 저마다 1919년 3월1일 이후 만들어 온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되짚으며, 12·3 내란 사태가 가지는 심각한 의미를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우리 선조들은 폭압에 맞서 죽음 무릅쓰고 거리에 나섰다. 참으로 어렵고 고된 시간을 지나서야 우리는 권력자가 군경의 총칼로 국민의 주권을 빼앗는 일을 결코 반복해선 안 된다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다”며 “(만약 비상계엄을 해제하지 못했다면)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나라, 이를 어길 경우 종북세력 반북세력으로 낙인찍고 처단되는 나라였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 쪽과 여당 일부 의원들은 당시 계엄 선포가 ‘경고용’이었다면서도, 최후변론 등을 통해 계엄선포 배경에 북한이나 중국 간첩에 따르는 반국가 세력이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서울 도심과 여의도에서 기독교 단체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규모로 집결한 가운데,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도 늦은 오후부터 경복궁 앞에 몰려들었다.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저녁 5시부터 경복궁 앞에서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 13차’를 열었다.
3·1절에 맞춰 손팻말이나 복장에 ‘태극기’를 활용한 시민이 많았다. 안산에서 집회에 참여하러 왔다는 50대 김아무개씨도 태극기를 든 채 “태극기는 독립운동가들이 지켜 온 상징인만큼 우리가 되찾아 올 필요가 있다”며 “내란을 동조하고 부추기는 일부 국민이 있고 화도 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8대 0 탄핵인용을 굳게 믿고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