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중 언쟁을 높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28일(현지시간) 감정 싸움으로 끝난 것에 대해 미국 국무장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것에 대한 책임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인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존중하지만 사과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일을 파국으로 만들고, 회담을 이런 식으로 끝내 우리 시간을 낭비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당신(젤렌스키)이 그렇게 공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젤렌스키가 JD 밴스 부통령을 무례하게 대해 회담에서 고성이 오갔고, 이로 인해 회담이 논점을 이탈했다고 주장했다. 회담 중 밴스 부통령은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길은 (러시아와) 외교에 관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젤렌스키는 "JD, 무슨 외교를 말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이에 밴스는 발끈하며 "당신 나라의 파괴를 끝낼 외교를 말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집무실에서 미국 언론이 다 보고 있는데 이걸 따지는 건 무례하다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루비오는 "오늘 밤에도 우크라이나에서는 분쟁으로 사람이 죽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이 갈등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고 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젤렌스키는 회담이 끝난 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민과 트럼프 대통령을 존중하지만 사과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우리가 나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과를 거절했다. 다만 "미국이라는 파트너를 잃고 싶지 않다"고 했고, 트럼프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박지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