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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해찬 전 총리, 정동영 의원, 유시민 작가, 손학규 전 고문, 한명숙 전 총리(왼쪽부터) 등이 모여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했지만, 정권 재창출은 실패했다. [중앙포토]
누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꺾을 것인가. 아니, 보수는 과연 이 대표를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여권이 직면한 솔직한 속내다.

현재 여론조사만 보면 그렇다고도, 그렇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13%), 오세훈 서울시장(6%), 홍준표 대구시장(6%),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5%), 안철수 의원(2%), 유승민 전 의원(2%), 이준석 의원(1%) 등 범보수 후보를 꼽은 비율을 모두 합치면 35%였다. 이 대표(31%)를 4%포인트 앞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이에 비해 28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선 이 대표 선호도가 35%인데, 범보수 주자 7명의 선호도는 다 더해도 24%였다.

둘 다 전화조사였지만 설문이 다르긴 했다. NBS는 적합도를 물으며 보기(차기주자군)를 줬고, 한국갤럽은 선호도를 물으며 보기를 주지 않고 응답자가 떠올리는 방식이었다.

어느 쪽이 민심일까. 역사에선 양쪽 선례가 다 있다. 정치권에선 먼저 2007년 대선 구도를 떠올린다. 현직 대통령의 낮은 인기와 정권 심판 여론, 여권 분열, 그리고 강력한 야권 후보의 등장까지 유사한 점이 많다는 점에서다.

그래픽=이윤채 기자 [email protected]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극심한 레임덕에 시달렸다. 노 전 대통령과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20%대의 낮은 지지율을 이어가며 정국 주도권을 상실한 가운데, 그해 1월부터 임종인 전 의원을 시작으로 계파별 탈당 러시가 이어졌다. 탈당과 신당 창당을 반복하다가 결국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모였지만 기세는 이미 야당에 넘어간 뒤였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이기고 나온 이명박 후보가 여권 후보들을 멀찍이 떨어뜨려 놓은 채 독주했다. 대선 넉 달 전인 2007년 8월 한국지방신문협회가 리서치엔리서치(R&R)에 의뢰한 조사에서 이명박 후보는 59.9%를 기록했다. 반면 범여권 후보는 손학규 전 의원(5.4%), 정동영 의원(3.6%), 유시민 작가(2.4%), 이해찬 전 총리(1.9%), 조순형 전 의원(1.5%)을 모두 합쳐도 20%를 넘지 못했다. 결국 정동영 후보로 단일화됐지만, 이명박 후보가 500만 표 차 이상의 완승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때 열린우리당도 계파별로 분열하다가 힘 한 번 제대로 못 써보고 졌는데, 우리 당도 탄핵 이후 구심점을 상실한 채 친윤·친한·반탄(탄핵 반대)·친탄(탄핵 찬성) 등으로 쪼개지며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반례도 있는데 2022년 대선이다. 여권 후보인 이재명 대표가 야권 후보들 상대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다가 막판 등장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역전되었다. 지금도 국민의힘 진영에서 “이재명에 대한 거부감과 공포 심리를 이용하면 대선승리가 가능하다”고 보는 ‘희망 사고’ 중 하나다. 다만 당시에도 정권교체론(민주당→국민의힘)이 우위였다. 지금도 정권교체론이 우위인데 국민의힘에서 민주당 쪽으로다. 국민의힘으로선 열세 후보들과 함께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의미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정권 재창출은 여당이 변화 이미지를 줄 때 성공했다”며 “노태우·김영삼·노무현·박근혜 네 사람이 정권을 재창출한 사례인데, 전임자와 강력한 차별화가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범보수 주자 가운데는 한동훈 전 대표의 차별화 이미지가 가장 강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여당처럼 이재명 대표의 비호감도만 바라보는 수동적 선거 전략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8일 발표한 대선 인식 조사에서 ‘정권 교체’ 응답자는 51%로 ‘정권 재창출’(38%)보다 많았다. NBS의 지난달 27일 조사에서도 탄핵 인용은 54%로 탄핵 기각(38%)에 앞섰으며, 대선 인식도 정권 교체(48%) 응답이 정권 재창출(42%)보다 많았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국민의힘 후보 경선은 결선 투표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친윤-강성 지지층 지지를 확보하는 쪽이 유리해 보인다”면서도 “다만 ‘보수 혁신’이라는 명분을 걸고 오세훈·한동훈 등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해 볼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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