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젤렌스키 “미국, 러시아 위협 느끼게 될 것”
트럼프 “젤렌스키, 아무 카드도 없어, 감사해야”
밴스 부통령까지 가세…공동 기자회견 취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면서 충돌했다. 공동 기자회견과 광물 협정 서명은 취소됐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정보다 일찍 백악관을 떠났다.

CNN과 NBC뉴스, 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22분쯤 백악관 웨스트윙 문 앞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직접 맞았다. 집무실로 이동한 두 정상은 50분 가량 공개 발언을 진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진짜 안전보장을 위한 첫 문서가 되길 희망한다”면서 광물협정 체결로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지지가 지속되길 바란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러시아와의 전쟁과 관련해서는 “그(푸틴)는 살인자이자 침략자”라면서 “살인자에게 우리 영토를 양보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광물협정에 대해 “매우 공정한 협정이며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큰 약속”이라고 평가한 뒤 “희토류 판매와 사용으로 많은 돈을 벌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군인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용감했다”라고 칭찬하면서도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이 “매우 근접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담 분위기는 발언을 시작한지 40분쯤부터 적대적으로 바뀌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2014년 자국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체결된 협정에도 불구하고 2022년 전면전을 일으켰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는 휴전 협정에서 서명했고 모두 우리에게 ‘그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는 협정을 어겼다”면서 “그는 우리 국민을 죽였으며 사람들이 계속 죽고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백악관을 떠나고 있다. AP뉴시스

이후 한 기자가 “푸틴 대통령에게 너무 동조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에 대한 그(젤렌스키)의 혐오 때문에 내가 협상을 타결하는 게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에 배석한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위해 러시아와 외교를 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부통령에게 질문해도 되느냐”며 트럼프 대통령의 승낙을 구한 뒤 “제이디, 도대체 무슨 외교를 말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밴스 부통령 또한 “당신 나라의 파괴를 끝낼 종류의 외교에 대해 말하고 있다”면서 “백악관 집무실에 와서 미국 언론 앞에서 이걸 따지는 게 무례하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당신은 이 분쟁을 끝내려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은) 멋진 바다(대서양)가 있어서 아직은 (러시아의 위협을) 느끼지 못하지만, 미래에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가 어떻게 느낄지에 대해 말하지 말라”며 발끈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느낄지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발끈했다. 또 “당신(젤렌스키 대통령)은 좋은 위치에 있지 않다. 당신은 스스로 그렇게 나쁜 위치에 있게 만들었다”며 “당신 나라에는 큰 문제가 있으며 당신은 이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보 지원을 거론하면서 “만약 미국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2주 만에 졌을 것”이라면서 “당신은 감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없으면 당신에게는 (전쟁을 끝낼) 아무 카드도 없다. 합의하거나 아니면 우리는 빠질 것”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무례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파행 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논쟁이 더욱 격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 기회를 달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듭 무시하는가 하면 그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난 휴전을 원치 않는다”라고 비꼬기까지 했다.

기자들이 퇴장하면서 발언은 비공개로 전환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시16분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회담이 종결됐다고 알렸다.

그는 “나는 젤렌스키가 평화를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본다”며 “그는 백악관에서 미국에 대해 무례하게 행동했다. 평화를 위한 준비가 되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라고 적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40분쯤 굳은 표정으로 백악관을 떠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크라이나는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정확히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대해 미국 대통령과 의회, 미국 국민에게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072 문형배 집 '막말 시위' 수사‥"대표가 누구야?" 봤더니 랭크뉴스 2025.03.01
49071 “살 만큼 살았잖아” 세 자매는 달렸다…내란 막은 시민들의 긴박한 밤 랭크뉴스 2025.03.01
49070 2월 수출 1% 성장…반도체 수출↓ 랭크뉴스 2025.03.01
49069 '위기의 반도체', 수출 감소 전환 랭크뉴스 2025.03.01
49068 “우리없인 2주” vs “푸틴은 3일이라더라”…트럼프-젤렌스키, 격론 후 협상 결렬 랭크뉴스 2025.03.01
49067 [속보]'위기의 반도체', 수출 감소 전환 랭크뉴스 2025.03.01
49066 與 뒤덮은 ‘명태균 의혹’ 진실공방…오·홍 이어 이준석까지 랭크뉴스 2025.03.01
49065 조기대선 한다면…2007·2022년 대선에 '승리 공식' 있다 랭크뉴스 2025.03.01
49064 9년 만에 신생아 늘었다···합계출산율도 0.75로 반등[위클리 이슈] 랭크뉴스 2025.03.01
49063 2월 수출, 전년比 1% 증가한 526억불…한 달 만에 소폭 반등 랭크뉴스 2025.03.01
49062 우크라·유럽, 험악했던 트럼프-젤렌스키 회담에 충격·당혹 랭크뉴스 2025.03.01
49061 12년 돌봐준 이웃에…집 5채 전재산 상속한 中독거노인 랭크뉴스 2025.03.01
49060 '회담 파행' 트럼프가 잡은 꼬투리는 젤렌스키의 무례였다… 무슨 대화 오갔나 랭크뉴스 2025.03.01
» »»»»» 트럼프·젤렌스키, 정상회담서 “무례하다” 설전…광물협정 불발 랭크뉴스 2025.03.01
49058 '노딜'로 끝난 정상회담‥트럼프-젤렌스키 '고성 충돌' 랭크뉴스 2025.03.01
49057 송혜교·서경덕, 3·1절 맞아 '독립군 여전사' 전세계 알린다 랭크뉴스 2025.03.01
49056 폭언·영업압박에 숨진 딜러…“빛 좋은 개살구” [취재후] 랭크뉴스 2025.03.01
49055 사람 1200명·코끼리 3500마리 사망… '값비싼 충돌'에 예산 투입하는 스리랑카 랭크뉴스 2025.03.01
49054 중국 전문가 “중국 내 위안소에 한국인 위안부 최대 10만여 명” [3.1절] 랭크뉴스 2025.03.01
49053 노동계층 뺏기고 중도층 돌아서고… 기댈 곳 잃은 美 민주당 랭크뉴스 2025.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