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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셀·쾰른 두 곳서 세계여성의날 소녀상 설치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아리’. 베를린 미테구청은 소녀상 철거를 공식 명령한 상태로, 재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구청 철거명령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낸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장예지 특파원 [email protected]

독일 카셀대 교정에서 철거됐던 평화의 소녀상 ‘누진’이 다가올 8일, 2년여만에 다시 지역사회에 둥지를 트게 됐다. 세계 여성의 날인 3월8일을 맞아 독일 쾰른에 이어 헤센주에 위치한 카셀에서도 소녀상 제막식이 열릴 예정이다.

베를린에 설치된 소녀상을 포함해 독일에 세워졌던 소녀상은 일본 정부의 압박 등으로 늘 철거 위기에 시달렸다. 때문에 소녀상 설치를 놓고 정부 당국과 싸워 온 독일 시민단체들에게 올해 들어 처음 세워지는 두 소녀상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 2023년 여성의 날 행사 다음날인 3월9일 카셀대에 의해 철거된 누진은 인근 교회인 ‘노이에 브뤼더키르헤’(새로운 형제들 교회) 부지에 새 자리를 얻었다. 처음 누진이 놓였던 카셀대와 약 450m 떨어진 이곳은 교회가 제공한 민간 부지로, 소녀상은 1년 동안 전시될 예정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범기업인 무기 제조업체 헨셸 공장 노동자들이 대거 거주했던 역사를 가진 곳으로, 현재는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고 한다. 카셀대 총학생회 주도로 2022년 7월 학생회 본관 앞에 설치됐던 누진은 철거 뒤 2년여간 이삿짐 센터 창고에 방치된 상황이었다.

카셀에서 소녀상 철거 반대 활동을 했던 시민단체 ‘이니셔티브 세이브 누진’의 홍소현(54)씨는 28일(현지시각)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누진을 설치할) 대체 부지를 찾기 위해 여러 곳에 문의했지만 성사되지 않아 거의 포기에 이르렀을 때 카셀 여성단체의 도움으로 교회 쪽과 연락이 닿았다”며 지난 과정을 설명했다. 세이브 누진은 지난해 11월 노이에 브뤼더키르헤와 소녀상 설치 논의를 시작한 뒤, 3개월이 지난 2월 교회로부터 최종 설치 승인을 받았다. 홍씨는 “1년 동안 누진과 함께 소녀상은 일본의 전쟁범죄에 국한된 내용이 아닌, 모든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상징물이라는 점을 알리는 프로젝트를 교회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8일 열릴 제막식엔 우크라이나 난민 여성들이 만든 합창단도 참여해 축가를 부를 예정이다.

같은날 쾰른시 나치기록박물관 앞에 설치될 소녀상도 지자체의 반대를 이겨내고 7일부터 6월1일까지 전시된다. 2차 대전 당시 아시아에서 자행된 전쟁 범죄를 고발하는 예술 기획의 일환이다. 쾰른시는 기념비 설치를 위해선 시 정치위원회 결정이 필요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대체 부지를 제시하는 등 박물관 앞 설치를 막으려 했다. 이후 전시회 큐레이터와 시민단체들은 항의 서한을 보내며 시의 결정에 반대했고, 구 대표 결의안과 쾰른시 정치위원회가 소녀상 설치를 지지하면서 행정당국도 이를 수용했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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