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앵커 ▶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일제에 맞선 무장투쟁의 역사를 조명하는 전시관을 3년 전부터 준비해왔던 독립기념관이, 작년 10월 갑자기 계획을 변경해 이승만 전 대통령의 활동을 집중 소개하는 방향으로 전시관의 성격을 바꿔버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덕영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독립기념관의 제 7전시관.

78억 원을 들여 지난 22년부터 전시물 교체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연합국과 함께 한 독립운동'이란 주제로 미국, 영국 등과 공조했던 대일 무장투쟁의 역사를 전시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계획이 갑자기 이승만 전 대통령을 집중 조명하는 방향으로 달라졌습니다.

전시물 교체 사업을 수주한 업체의 사업수행계획 평가제안서.

전시 소주제 곳곳에 이승만이 등장합니다.

특히 국제연맹에 임시정부 특명전권대사로 파견됐던 사실을 눈에 띄게 강조합니다.

"이승만이 독립청원서를 제출해 그 결과로 일본이 국제연맹을 탈퇴"했다는 내용.

사실과도 다른 역사 왜곡입니다.

그러면서 "이승만은 국제연맹에서의 활동을 인정받은 역사적 인물"이라고 높이 평가합니다.

"이승만의 국가수호 노력에 대해 대화"하기 위해 3D 기술을 활용한 인터렉티브형 인공지능 콘텐츠도 만들겠다고 합니다.

이처럼 국제연맹에서의 이승만의 활동을 부각시키는 건 뉴라이트 학자들입니다.

[류석춘/전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2024년 10월 21일)]
"(국제연맹에서)'조선을 독립시키면 만주 문제도 저절로 해결이 된다'라는 주장을 합니다. 그리고 굉장한 외교적 반응을 얻습니다."

무장투쟁을 전시한다는 원래 계획은 작년 10월, 갑자기 바뀝니다.

이 때 나온 독립기념관의 전시내용 교체안.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외교, 문화 부문 등의 독립운동 내용을 보완 전시"하겠다고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교체안은 윤석열 대통령 3.1절 기념사 발언과 똑같은 내용입니다.

업체 선정 과정에서 이승만과 관련된 전시는 논의조차 안됐다고 합니다.

[전시업체 선정 평가위원(음성변조)]
"주제가 안 맞잖아요, 상식적으로. 주제 자체가 연합국과 광복군의 활동이기 때문에 이승만 이야기가 사실 들어갈 게 거의 없기 때문에. 그런 게 있었으면 난리가 났겠죠."

뉴라이트들의 '이승만' 띄우기에 독립기념관이 80억 원 가까운 세금을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의원]
"독재자 이승만의 잘못 이런 거는 외면한 채 건국의 아버지로서의 이승만의 어떤 업적 이런 것만 부풀리고 있는 이른바 뉴라이트의 역사관 이런 것들이 반영되고 있는 것 아닌가…"

독립기념관은 공사를 맡은 업체가 학술적인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며 특정 인물이나 업적을 부각하려던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허유빈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062 러-일 '영토분쟁' 80년…천혜의 자연은 온천호텔·군사기지 됐다 [세계한잔] 랭크뉴스 2025.03.02
43061 中부동산 바닥 뚫고 지하인데…멱살 잡고 땅값 올리는 이곳[글로벌 왓] 랭크뉴스 2025.03.02
43060 철강업계 반덤핑 제소 ‘쓰나미’…“확산 최소화 해야” 랭크뉴스 2025.03.02
43059 [단독]의대 신입생에 “투쟁 같이 할 거지?” 압박 정황 확인한 대학들 랭크뉴스 2025.03.02
43058 광화문·여의도서 세 대결‥욕설·협박 난무 랭크뉴스 2025.03.02
43057 트럼프의 이 말…'경력 30년' 美동전 로비스트 뒤흔들었다 랭크뉴스 2025.03.02
43056 [체험기] “손만 대면 AI가 사진 검색·편집”… 삼성 갤럭시 북5 프로, 무게·가격은 부담 랭크뉴스 2025.03.02
43055 추가 금리인상 기대감에 치솟는 엔화가치… 韓 경제 득실은? 랭크뉴스 2025.03.02
43054 둘로 쪼개진 3·1절 ‘태극기’ 경쟁…“우리가 독립운동가” vs “헌법 3·1 정신 지켜야” 랭크뉴스 2025.03.02
43053 ‘오세훈이 쏘아올린 공’?… 강남3구 폭등, 마용성도 꿈틀 “초양극화 우려” 랭크뉴스 2025.03.02
43052 '토허제' 풀린 서울 부동산, "반짝 상승" vs "반등 초입" 랭크뉴스 2025.03.02
43051 건보공단 외국인 통계에 구멍…중국 재정수지에 최대 613억 오차 랭크뉴스 2025.03.02
43050 박사까지 땄는데 '백수' 30%, 역대 최고…'청년 박사' 절반 무직 랭크뉴스 2025.03.02
43049 美파리협정 탈퇴에도 '탈탄소'는 대세? 韓 기후테크로 무장 랭크뉴스 2025.03.02
43048 서민 때린 '먹거리 인플레'…소득하위 20% 식비, 5년새 40% 껑충 랭크뉴스 2025.03.02
43047 곤충 수집가들 군침…'골리앗 딱정벌레' 지구에서 사라질 판 랭크뉴스 2025.03.02
43046 또 이재명 발목?…0석 정의당, 대선 TV토론 나올 자격 된다 랭크뉴스 2025.03.02
43045 "악취 이어 분홍색 물"…뿔난 대구 주민들, 집까지 내놨다 왜 랭크뉴스 2025.03.02
43044 "적을 압도할 치트키"…'항모 좌초 위기' 해군이 눈 돌린 전력 [이철재 밀담] 랭크뉴스 2025.03.02
43043 전국 흐리고 곳곳에 비바람…강원 지역엔 폭설 랭크뉴스 202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