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방송 하루 전 통보…제작진 “비상식적” 철회 요구
KBS가 28일 오후 10시 방영 예정인 <추적 60분>을 갑자기 편성 삭제하자, KBS PD들이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항의 피켓팅을 벌이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 제공


KBS 사측이 28일 방영 예정이던 <추적 60분> ‘계엄의 기원 2부-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을 전날 오후 갑자기 편성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측은 “프로그램 내용이 극우집회 세력을 자극해 KBS가 물리적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이유를 댄 것으로 전해졌다. KBS PD들은 “편성 삭제를 당장 철회하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출근길과 점심시간에 <추적 60분> 편성 삭제에 항의하는 피켓팅을 벌였다. 손팻말에는 ‘하루 전에 불방통보 진짜 이유 대체 뭔가’ ‘추적60분 불방결정 제작진은 분노한다’ 등이 적혔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전날 오후 5시44분 내부망에 KBS 1TV 편성 변경 내역을 알렸다. 이날 오후 10시에 방영 예정이던 <추적 60분>은 삭제하고 <3·1절 기획 다큐 온>을 넣었다.

<추적 60분>을 제작한 PD들은 성명서에서 “어제 오후 4시38분 편성본부 내에서 추적 60분 편성 삭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며 “처음 들었던 이유는 다큐온 3·1절 특집 내용이 좋아 하루 일찍 방송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이유는 3월1일 광화문과 여의도에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추적 60분 방송이 극우단체를 자극해 그들이 KBS로 몰려와 난동을 부릴 것이 걱정된다는 설명이었다”고 했다.

이날 방영 예정이던 프로그램은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시위 현장에 나타난 인물을 통해 가짜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퍼지는지 추적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추적 60분> PD들은 “편성 삭제 논의 과정에서 국장, CP를 포함한 교양다큐센터 제작진은 철저히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KBS PD협회는 “편성 변경 연락 시각은 오후 4시, 다큐온 프로그램 파일이 입고된 시각은 오후 7시”라며 “담당 PD가 보여준 적이 없는 다큐온을 도대체 어떻게, 어디서 확인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추적 60분을 담당하는 교양다큐1국장까지도 방송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심각한 제작 자율성 침해”라고 했다.

노조는 사측에 편성 삭제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KBS PD협회는 “방송에 대한 위협을 가하려는 세력을 막아야 하는 것이 회사의 역할 아닌가”라며 “하지만 지금 회사는 방송을 막아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적 60분> PD들은 “편성 삭제된 이번 편이 공영방송의 신뢰와 공정, 품격을 훼손하지 않는 방송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제작자의 자존심을 짓밟는 비상식적 결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KBS는 입장문을 내고 “다큐온 3·1절 기획은 태극기가 걸어온 항일 독립 운동사를 담아낸 수작”이라며 “KBS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태극기를 배경으로 마지막 사진을 남겼던 독립 투사들의 이야기, 1945년 조국 광복의 날에 광화문을 물들였던 태극기,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형태의 태극기를 돌아보며 시청자들에게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768 與 뒤덮은 ‘명태균 의혹’ 진실공방…오·홍 이어 이준석까지 랭크뉴스 2025.03.01
42767 조기대선 한다면…2007·2022년 대선에 '승리 공식' 있다 랭크뉴스 2025.03.01
42766 9년 만에 신생아 늘었다···합계출산율도 0.75로 반등[위클리 이슈] 랭크뉴스 2025.03.01
42765 2월 수출, 전년比 1% 증가한 526억불…한 달 만에 소폭 반등 랭크뉴스 2025.03.01
42764 우크라·유럽, 험악했던 트럼프-젤렌스키 회담에 충격·당혹 랭크뉴스 2025.03.01
42763 12년 돌봐준 이웃에…집 5채 전재산 상속한 中독거노인 랭크뉴스 2025.03.01
42762 '회담 파행' 트럼프가 잡은 꼬투리는 젤렌스키의 무례였다… 무슨 대화 오갔나 랭크뉴스 2025.03.01
42761 트럼프·젤렌스키, 정상회담서 “무례하다” 설전…광물협정 불발 랭크뉴스 2025.03.01
42760 '노딜'로 끝난 정상회담‥트럼프-젤렌스키 '고성 충돌' 랭크뉴스 2025.03.01
42759 송혜교·서경덕, 3·1절 맞아 '독립군 여전사' 전세계 알린다 랭크뉴스 2025.03.01
42758 폭언·영업압박에 숨진 딜러…“빛 좋은 개살구” [취재후] 랭크뉴스 2025.03.01
42757 사람 1200명·코끼리 3500마리 사망… '값비싼 충돌'에 예산 투입하는 스리랑카 랭크뉴스 2025.03.01
42756 중국 전문가 “중국 내 위안소에 한국인 위안부 최대 10만여 명” [3.1절] 랭크뉴스 2025.03.01
42755 노동계층 뺏기고 중도층 돌아서고… 기댈 곳 잃은 美 민주당 랭크뉴스 2025.03.01
42754 영호남 2040 “지역 소멸이 더 걱정” [창+] 랭크뉴스 2025.03.01
42753 3·1절 서울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교통 혼잡 예상” 랭크뉴스 2025.03.01
42752 [속보] 반도체 수출 작년보다 3%↓…범용메모리 가격 하락 영향 랭크뉴스 2025.03.01
42751 베트남 한 달살이 체크리스트…강추! 이것만은 꼭 해야 해 랭크뉴스 2025.03.01
42750 트럼프·젤렌스키 서로 고함…회담 파행 '광물협정' 깨졌다 랭크뉴스 2025.03.01
42749 "렌털·페트병은 부담"…1인가구 천만시대에 뜬 이 정수기[빛이나는비즈] 랭크뉴스 2025.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