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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울타리 등 시설물 설치·관리 인력 배치
서식지 잃은 코끼리 민가 파괴에 농민 반격
사망 코끼리 사체 처리 비용 169억 원 달해
지난달 20일 스리랑카 미네리야에서 여객 열차와 코끼리 6마리 충돌 사고가 발생한 장소 인근에 코끼리 주의 표지판이 설치 돼 있다. 미네리야=AP 연합뉴스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가 야생 코끼리 격리·보호에 인력과 예산을 대거 투입하기로 했다.
인간과 코끼리 사이 충돌로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일이 잦아지면서, 안전한 공존을 위해 내놓은 조치
다.

28일 AFP통신에 따르면 다미카 파타벤디 스리랑카 환경부 장관은 전날 의회에 출석해 “인간과 코끼리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예산을 할당할 것”이라며
“야생동물 보호 구역 인근 마을에 전기 울타리 등 안전 시설을 더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민 보안대원 등 관리 인력 4,700명도 추가 배치
하겠다고 덧붙였다.

스리랑카 정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코끼리와의 충돌로 1,195명이 사망하고 코끼리 3,484마리가 폐사
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한 달 사이 사람 3명, 코끼리 43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근본적 원인은 ‘영역 침범’이다. 인간의 무차별 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되자 배고픈 야생 코끼리 무리가 민가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코끼리가 농작물을 훼손하자 농민들은 전기 목책기를 설치했다. 코끼리를 막기 위해 스리랑카 전역에 설치된 전기 울타리는 5,612㎞에 달한다.

지난달 20일 스리랑카 미네리야에서 여객 열차와 코끼리 6마리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상당한 코끼리들이 탈선한 열차 옆에 쓰러져 있다. 미네리야=AP 연합뉴스지난달 20일 스리랑카 미네리야에서 여객 열차와 코끼리 6마리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농부들이 과일 더미에 폭발물을 설치하거나 직접 총격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AFP는
“스리랑카에서는 코끼리를 불교와 관련된 중요한 의미를 지닌 동물이라고 여겨왔지만, 코끼리가 생계를 위협하자 절망에 빠진 농부들이 코끼리를 학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코끼리가 사람을 공격해 수많은 농민이 숨지기도 했다.

코끼리가 도로나 기찻길에 진입해 교통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달 20일에는 여객 열차가 수도 콜롬보에서 약 200㎞ 떨어진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코끼리 무리를 들이받아 새끼 4마리를 포함해 6마리가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충격으로 일부 객차가 탈선했다. 현지 매체들은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최악의 사고”라고 평가했다.

충돌 대가는 비쌌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10년간 야생 코끼리 사체 처리에 1,160만 달러(약 169억5,000만 원)를 사용했다고 공개
했다. 코끼리 공격으로 사망하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보상금도 총 400만 달러(58억5,000만 원)가 지급됐다. 이번 스리랑카 정부 조치는 인간과 자연의 갈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은 만큼, 차라리 사전에 돈을 투입해 공생에 힘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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