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프랜차이즈 기업, 증시 입성 후 대부분 상폐나 거래정지
기대 모았던 백종원 더본코리아도 각종 구설
냉담한 소비자 반응에 위기설 대두
연이은 논란에 주가도 하락
[비즈니스 포커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11월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코스피 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0%.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의 상장 후 현재(2월 26일 기준)까지의 주가 변화다. 상장 첫날만 해도 더본코리아는 주가가 무려 51% 급등하며 순항하는 듯 보였다. 당시 백 대표가 출연했던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가 글로벌 히트를 한 덕분이었다. 백 대표의 얼굴을 앞세워 더본코리아가 향후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얼마 안 가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후 백 대표가 각종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하며 더본코리아의 위기설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주가 또한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당초 큰 기대를 모았던 더본코리아의 주가가 상장 후 맥을 못 추면서 ‘프랜차이즈 상장 저주’가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백 대표마저도 이를 피해 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그동안 여러 식음료(F&B) 프랜차이즈 기업이 상장에 성공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결말을 맞는 곳도 수두룩하다. 더본코리아를 제외하고 여전히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기업은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가 유일하다.

프랜차이즈 기업이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에 성공한 것은 2007년이다. 저가 생맥주 전문점의 원조 격인 ‘쪼끼쪼끼’ 운영사 태창파로스가 우회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하며 스타트를 끊었으나 2015년 상장 폐지됐다. 2008년에는 할리스커피 운영사인 할리스에프앤비가 우회상장을 했으나 약 1년 만에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며 주식시장에서 사라졌다.

‘쪼끼쪼끼’ 운영사가 첫 프랜차이즈 상장사
미스터피자 운영사로 잘 알려진 대산에프앤비(구 MP그룹)도 빼놓을 수 없다. 2009년 코스닥 상장사인 반도체 전문기업 메모리앤테스팅을 인수하고, 이후 반도체 부문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우회 상장을 했다. 하지만 현재는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정지 상태다.

이 외에도 연안식당과 마포갈매기 등을 운영하는 디딤이앤에프 역시 지난해 3월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돼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모두 한때는 잘나가는 외식 브랜드를 운영했지만 오랜 기간 브랜드의 인기를 유지하는 데 실패하며 주식시장 ‘퇴출’이라는 최후를 맞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프랜차이즈 사업 자체가 주식시장 상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선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오랜 기간 성장세를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낮은 진입장벽이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는 게 외식사업이다. 쪼끼쪼끼의 사례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쪼끼쪼끼는 2000년대 초반 임대료가 저렴한 주택가 중심의 출점과 값싼 메뉴를 판매하는 전략으로 큰 인기를 끈 주점이다. 인근 주민들이 가볍고 편안하게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주목 받았다. 한때 전국에 400개까지 매장을 늘렸다. 그러나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낮은 진입장벽이 문제였다.

쪼끼쪼기의 성공을 목격한 많은 이들이 이와 비슷한 콘셉트와 메뉴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수많은 미투 프랜차이즈도 등장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쪼끼쪼끼는 경쟁력을 잃어갔다. 급기야 문 닫는 점포들도 대거 생겼다. 대창파로스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치킨’, ‘김밥’ 등의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그러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며 적자 기업이 됐고 결국 2015년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하고 말았다.

오너리스크도 빼놓을 수 없다. 대다수 프랜차이즈 기업 창업주들의 면면을 보면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 회사를 키워낸 이들이 상당수다. 경영자로서의 마인드가 부족할뿐더러 갑자기 얻게 된 부에 취해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일이 많다. 이런 상황이 발생해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면 가맹점들은 매출 급갑이라는 큰 타격을 받는다. 외식사업의 경우 대체재가 워낙 많기 때문에 창업주가 구설에 휘말리면 즉시 사업이 휘청거릴 수 있다.

MP그룹 사례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미스터피자를 앞세워 업계 1위를 달렸으나 정우현 회장이 60대 경비원에 대한 폭행·욕설을 한 사건이 터지며 빠르게 추락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미스터피자 불매운동이 일었고 붐볐던 매장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문 닫는 매장들이 늘면서 결국 회사는 적자전환을 하게 됐고 현재는 거래정지 상태다.

급변하는 업계 트렌드도 프랜차이즈 기업 성장에 걸림돌이다. 프랜차이즈는 특성상 동일한 메뉴로 많은 가맹점주를 모집해 수익을 창출한다. 그런데 요즘 외식업계의 트렌드 변화 속도는 과거보다 훨씬 빨라졌다. 이를테면 마라탕, 핫도그, 탕후루 등의 메뉴가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관련 점포 및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겼었다. 그러나 열풍은 1년을 채 가지 못하고 꺼졌다. 수많았던 관련 프랜차이즈 점포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트렌드를 좇기 위해 요즘엔 프랜차이즈들이 유행에 맞춰 다양한 브랜드를 론칭하는 일이 많은데 이 또한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간다는 후문이다. 신사업을 위한 브랜드 기획부터 직원 채용, 광고 및 마케팅 등 투자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백종원은 다를 줄 알았는데
외식업계 최고 스타인 백 대표라면 이러한 리스크를 뚫고 ‘프랜차이즈 상장사 저주’를 끊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프랜차이즈들이 안고 있는 여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더본코리아가 상장에 성공한 것도 백 대표가 가진 힘 때문이었다.

각종 방송에 출연하며 인기를 끈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외식사업가가 됐다. 골목상권, 전통시장 살리기 등에도 참여하며 호감을 쌓았다. 많은 사람이 백 대표를 믿고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았으며 운영 중인 외식업 브랜드도 다양하다. 이러한 백 대표의 파워를 등에 업고 더본코리아는 매년 급성장을 이어갔다.

게다가 백 대표가 출연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며 더본코리아의 해외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백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라면 프랜차이즈 상장 저주를 깰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던 이유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밖의 전개가 펼쳐졌다. 상장 이후 갑자기 백 대표는 각종 논란과 구설에 휘말리기 시작하며 빠르게 호감 이미지를 잃기 시작한다.

가정간편식(HMR)으로 내놓은 ‘빽햄’의 제품 품질 논란과 비싼 가격, 그리고 프랜차이즈 점주와의 갈등이 연이어 발생했다. 얼마 전에는 감귤 맥주의 품질 논란이 불거지는 등 구설은 끊이질 않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힘이었던 백 대표가 지금은 최대 리스크가 된 모습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 대표가 상장사 대표로서 책임감이 가중된 상황에서 무리한 사업 다각화와 브랜드 홍보라는 악수를 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현재 각종 포털사이트와 SNS 등에는 그를 응원하는 글보다 비난하는 게시물들이 더 많아졌다. 백종원이라는 브랜드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주요 식당들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연일 하락하는 더본코이라의 주가에서도 이 회사가 현재 ‘위기’라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다.

더본코리아의 주가가 계속 하락세를 보일 경우 다른 프랜차이즈 기업이 받는 악영향도 상당할 전망이다. 이들이 상장하는 일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더본코리아의 사례로 프랜차이즈 기업의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사실이 투자자들 사이에 더욱 각인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현재 IPO를 목표로 하는 외식 프랜차이즈들의 증시 입성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경비즈니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781 검찰, 공수처 압수수색…“비상계엄 고발사건 자료 확보”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80 ‘연예기자 유튜버 제재’ 청원에 5천명 동의…“벌금 300만원에 수익 2억, 악순환”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79 한동훈 “차기 대통령, 3년하고 물러나야”·홍준표 “‘날치기 개헌’ 안 돼”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78 흩어진 약병·시신은 미라화…할리우드 전설의 미스터리한 죽음, 무슨 일이?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77 오늘 국정협의회 일정 취소…민주 “최상목 인정 못해” 국힘 “민생보다 정쟁에 매몰”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76 검찰, 공수처 압수수색…"비상계엄 고발사건 자료 확보"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75 '편법대출 혐의' 양문석 의원, 1심 징역형 집행유예‥의원직 상실형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74 “미국 파산할 수도”...일론 머스크의 경고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73 [속보] 오늘 국정협의회 일정 취소…민주 “최상목 인정 못해” 국힘 “민생보다 정쟁에 매몰”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72 [속보] 검찰, ‘영장청구 허위 답변’ 관련 공수처 압수수색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71 민주 “최상목 대화 상대로 인정 못 해” 국정협의회 무산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70 "도대체 왜"...트럼프 취임 후 추락하는 비트코인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69 [속보] 검찰, 공수처 압수수색…“비상계엄 고발 사건 자료 확보”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68 '계엄가담' 707단장 등 군·경 지휘부 기소…검찰 "계속 수사"(종합)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67 野 박찬대, 마은혁 임명 지연에 국정협의회 불참… 與 “정쟁에 매몰돼”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66 인천 화재 초등생, ‘위기관리’ 대상 5번… 금전 지원은 못 받아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65 [단독] 아빤 투석, 엄만 12시간 노동…화재 그날, 소녀에 덮친 비극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64 검찰, 김현태 등 군경 책임자 9명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기소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63 “가난 안 숨겨…아직도 마차 이용” 北 관광한 독일 인플루언서 소감 new 랭크뉴스 2025.02.28
48762 야6당 네 번째 '채 상병 특검법' 발의‥"반드시 관철시킬 것" new 랭크뉴스 2025.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