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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 적자
지방부동산 경기 침체
대손충당금 적립 영향
행안부 “고객 피해 없다”

그래픽=정서희

전국 1200여개 새마을금고가 지난해 1조7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새마을금고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손실이다. 이번 대규모 적자는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와 그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른 결과다. 일부 부실 금고는 합병 대상에 오르고도 합병 진행이 더뎌 파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 1276개 지역 금고는 지난해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조2000억원 손실을 낸 뒤 하반기에 5000억원가량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적자는 새마을금고 역사상 최대 규모 손실로 전해진다. 2022년 1조5000억원, 2023년 860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지난해 전국 금고의 수익성이 빠르게 나빠졌다. 또한 전체 금고 중 90%가량이 적자를 기록하고 나머지 10%만 순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금고들이 대거 적자를 기록한 이유는 대손충당금 적립에서 비롯됐다. 금융사는 대출 부실 등으로 채권 회수를 못 할 경우를 대비해 돈을 미리 쌓는다. 이 돈이 대손충당금인데 대손충당금은 재무제표상 비용으로 인식된다. 금융사의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어날수록 이익 규모는 작아진다.

전국 금고들의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이유는 부동산 PF 부실과 맞닿아 있다. 금융사는 부동산 PF 사업장 사업성을 평가해 유의(C) 및 부실우려(D) 등급을 받은 경우, 채권 규모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쌓거나 사업장 매각을 실시해야 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가 포함된 상호금융권의 C·D등급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10조9000억원이다. 이는 전 금융권의 C·D등급 익스포져(22조9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지역 금고들은 비수도권 지역 소규모 사업장에 대출금을 빌려주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지방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금고들이 돈을 빌려준 사업장들도 타격을 입었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새마을 금고 제공

대규모 적자 탓에 일부 금고들은 합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실 금고 중 일부는 합병 대상에 올라 인근 금고와 합병된다. 합병이 결정되려면 부실 금고(피합병 금고)와 인근 우량 금고(합병 금고)의 동의가 모두 필요하다. 최근 부실 금고 수가 증가한 데다 우량 금고들도 무리한 자산 증대를 꺼리면서 합병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끝내 합병에 실패한 금고는 손실이 심해지면 파산에 이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역 금고 내에서도 고객 예금 및 출자금 보호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한 지역 금고 직원은 “금고가 파산하면 고객 예금 중 5000만원 초과 금액이 손실 대위변제 용도로 쓰이는 것으로 안다”며 “투자금 성격의 출자금은 당연히 보호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행정안전부와 금융 당국은 이번 적자 사태가 고객 자금 피해를 일으키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행안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역 금고 파산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라며 “부실 금고는 합병 조치해서 고객 예금과 출자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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