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친문재인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나 조기 대선과 관련, “결코 (승리를)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야권 통합을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통합과 정권교체에 동의하면서도 “이재명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성원하고 지지할 생각”이라고 각을 세웠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임 전 실장과 만나 “헌정 수호 세력과 헌정 파괴 세력의 구도가 아니라 정상과 비정상의 대결 구도로 봐야 한다. 상식적인 세상을 만드는 데 모든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거기에 임 전 실장이 하실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개인적으로 별다른 욕심은 없어서 앞으로도 대표께 좋은 소리보단 쓴소리를 많이 할 것이다. 가까이에서 못하는 소리, 여의도에서 잘 안 들리는 소리를 가감 없이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더 넓어지기 위해 지금 민주당 구조에서 이 대표와 경쟁해보기 위해 용기를 내고 이재명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성원하고 지지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거대 양당 구조에 따른 대립 정치를 막기 위해선 다양성에 기반한 연합 정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지방 분권과 균형 발전은 민주당의 (정책적) 한 축이었다는데 언제부터인가 철학과 의지가 약화한 것 같다”며 “이 대표가 선거 일정과 무관하게 재정립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비공개 회동 뒤 “이 대표는 ‘본질은 하나고 뿌리도 하나다’라며 확장을 위해선 격렬한 논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당은 다양성”이라며 “운동장을 넓게 쓰자”고 말하기도 했다.

비공개 회동에서 임 전 실장은 “헌법 개정 등 연합 정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견 수렴 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이 대표는 “내란 사태에 집중해야 하지만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시작으로, 21일 박용진 전 의원, 24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회동을 이어가면서 당내 통합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28일에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만날 예정이다.

경향신문

이유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