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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세종-포천고속도로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교량 상판 붕괴 사고 현장에서 국토안전관리원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붕괴 사고로 10명의 사상자를 낸 세종-포천고속도로 건설현장과 같은 공법을 쓴 고속도로 공사를 중지시켰다. 26일 국토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과 과실 여부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고, 경기남부경찰청은 78명 규모의 수사 전담팀을 편성했다.

현장공사 하도급업체는 장헌산업이다. 이 업체가 개발한 ‘DR거더(대들보) 공법’은 2009년 국토부 신기술로 지정돼 그간 많은 교량 공사에 활용됐다. 교량 상판에 올리는 거더를 현장에서 특수 장비를 이용해 조립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이 공법이 공기를 단축하는 등 경제적으로 우수하지만 사고도 적잖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이 공법은 거더가 넘어지면 거더를 지지하는 강선이 끊어지며 사고를 키우는 단점이 있다”고 했다.

DR거더 공법을 활용하고 있는 고속도로 공사현장은 전국에 3곳이다. 국토부는 같은 공법을 적용한 일반국도 건설현장이 어디인지 파악 중이다. 우선 각 지방 국토관리청에 DR거더 공법을 사용한 공사현장의 공사를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안전성 검증을 거친 뒤 공사를 재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른 문제가 원인일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한 사립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DR거더 공법이 보편적으로 쓰는 공법이고 간혹 사고가 발생하지만, 이번 사고는 영상으로만 보면 흔히 발생하는 케이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거더를 제 위치에 놓으려면 작업하기 좋은 데서 밀어야 하는데 상판의 양 끝이 완전히 고정되지 않아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에서 매뉴얼을 지켰다면 사고가 났을 리 없다. 안전교육이 안 됐거나, 제대로 숙련된 사람이 아니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설계와 시공, 관리·감독 등이 총체적으로 잘못됐을 가능성도 있다. 2017년 8월 발생한 평택 국제대교 붕괴사고는 설계 단계에부터 다수의 결함이 발견됐다. 지난해 4월 30일 발생한 시흥 교량 붕괴도 실적이 없는 특허공법 기술이 쓰였음에도 검토가 부족했고, 현장에선 안전 관리 기준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설계 도면이 교량 설계 기준에 맞춰서 설계됐는지, 그 도면대로 상판이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철근 개수가 정확한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후진국형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추락한 거더에 충격을 준 것으로 추정되는 장비가 시공 순서, 시공 방법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공사 기간·공사비와 현장 기능공의 역량은 충분했는지, 불법 하도급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체계적인 검증 절차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사·수사 결과에 따라 중대 재해로 인정되면 하도급업체는 물론 원청업체 대표이사도 관련 법에 따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의 처벌을 받는다. 이날 현대엔지니어링은 주우정 대표 명의로 두 번째 입장문을 내고 “조속한 현장 수습과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향후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하고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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