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생 암매장지 유해발굴·실질적 피해회복도 권고
진실·화해위, 영화숙·재생원서 인권침해, 국가 사과 권고
촬영 오수희 기자
촬영 오수희 기자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부산 최초 부랑인 집단 수용시설이었던 영화숙·재생원에서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는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6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화숙·재생원 인권침해 사건 조사 결과 181명이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진상 규명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영화숙·재생원은 1962~1971년 부산 최대 규모의 부랑인 집단수용시설이며, 부산시와 재단법인 영화숙이 부랑인 선도(수용 보호) 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영화숙은 18살 미만, 재생원은 18살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다.
해당 사건은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에 대한 최초 직권 결정 조사 사건이다.
진실화해위는 진술 조사와 각종 자료 조사를 거쳐 신청인 10명뿐만 아니라 직권조사 대상자 171명을 확인해 모두 181명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진실 규명대상자 181명은 경찰과 영화숙·재생원 자체 단속반의 불법·과잉 단속으로 강제 수용된 후 강제 노역, 구타와 가혹행위, 성폭력에 시달렸고 교육받을 권리 등 인권을 침해당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제공]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제공]
영화숙·재생원이 폭행과 질병 등으로 사망한 원생의 시신을 주변 야산에 암매장한 사실도 확인됐다.
인권 침해 사례를 보면 경찰은 단속과 수용 과정에서 아동의 부모 등 연고자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강제로 영화숙·재생원에 수용하는 등 위법한 공권력을 행사했다.
영화숙·재생원은 법적 근거가 없는 자체 단속반을 운영해 부모 있는 아이들까지 불법·과잉 단속해 강제 수용하고 감금했다.
두 수용시설은 10세 전후 아동을 포함해 원생들을 각종 무임금 강제 노역에 동원했다.
영화숙·재생원은 군대식 편제와 규율을 갖추고 원생들을 통제했는데 이 과정에서 구타와 가혹행위, 성폭력과 사망 사고도 자주 발생했다.
수용시설 원생들은 기준 이하의 식사와 과밀한 주거 공간, 비위생적인 환경 등 열악한 생활 여건에서 생활하면서 각종 질병에 시달렸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이곳에서는 사망사고도 빈번히 발생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에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와 위로금, 생활지원금과 의료비 지원 등 실질적 피해 회복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또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후유증과 트라우마 등을 장기적으로 치유·관리할 수 있는 계획을 만들어 시행하고, 시신 암매장 추정 지역에 대한 유해 발굴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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