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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계엄 전후 기록한 책 출간
여권 인사가 "체포되면 안 된다" 전화
尹 '국회해산권' 먼저 언급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저서 '한동훈의 선택 - 국민이 먼저입니다' 발간일인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책을 구매하려는 지지자와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뉴시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한(동훈) 대표는 절대 체포되면 안 된다. 체포되면 정말 죽을 수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출간한 책 '국민이 먼저입니다'에서 12·3 불법계엄 사태 당일 평소 알고 지내던 여권 인사로부터 이 같은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한 전 대표에게
"국회로 가지 말고, 즉시 은신처를 정해서 숨어라. 추적되지 않도록 휴대폰도 꺼놔라. 가족들도 피신시켜라. 신뢰할 만한 정보이니 허투루 듣지 말고 꼭 그렇게 하시라"
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계엄과 탄핵, 당대표 사퇴에 이르는 과정을 기록한 책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으로 정계 복귀 행보에 나섰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평일 밤에 계엄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과 시간이 아니고 의원들이 모이기 어려운 밤 10시 넘어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을 보면 계엄을 실행한 측에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를 막겠다는 의도가 충분히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고 적었다. 그는 계엄 해제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에게 전화해 "계엄을 해제하는 장면에 우리 국민의힘이 반드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살고 보수가 살고 국민의힘이 산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계엄이 해제된 뒤 윤 대통령과의 두 차례 만남도 떠올렸다. 한 전 대표는 "대통령은 2년 반 동안 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하는 등 폭거를 계속한 상황을 계엄령을 발동할 수 있는 '전시 또는 사변에 준하는 상황'으로 봤고 그래서 비상계엄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다만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이했던 점은 대통령 자신이 국회를 해산할 수도 있었는데 하지 않았다고 말한 대목"
이라고 떠올렸다. 이어 탄핵 표결을 앞두고 독대한 자리에선 윤 대통령이 "정치인들을 체포하려 한 사실 자체가 없다.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의 말은 거짓말"이라며 자신의 입장을 강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자진 사퇴를 거부하면서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던 선택의 과정도 서술했다. 그는 "12월 10일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아무래도 대통령이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 관계자가 전한 대통령의 진의는 '마지막 기회를 갖고 싶다, 자진 사퇴할 생각 없다, 결국 탄핵으로 가겠지만 당이 도저히 막을 수 없을 때까지 몇 번이고 탄핵을 계속 부결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에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하려 하자, 한 전 대표는 한 의원에게 전화해 수락해선 안 된다고 만류했다고 한다.

당대표 사퇴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에 대한 심정도 털어놨다. 한 전 대표는 의원총회장에 들어서자 "내가 서 있는 연단을 향해 달려들듯 뛰어나오는 의원도 있었다. '돌아이'라는 둥, '저런 놈을 데려다가 법무부 장관을 시킨 윤석열은 제 눈 지가 찌른 거야'라고 하는 둥 노골적인 욕설이나 비하하는 말들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당시 의원들을 향해 "비상계엄을 제가 한 게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날 내가 험한 말을 들어도 내 입장을 설명하려 하지 말고 듣기만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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