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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워싱턴행, 광물협정 서명 예정
미국의 5000억 달러 요구 조항은 빠진 듯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9월 27일 뉴욕에서 만나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의 광물협정을 위해 28일(현지시간) 워싱턴을 찾는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했다. 협정에는 향후 우크라이나의 자원에서 발생하는 수익 절반을 미국이 운영하는 기금에 기부하는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반발한 일부 독소 조항은 빠졌지만, 전쟁 원조를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광물 수익을 내놓으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백기를 드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금요일(28일) 미국에 온다고 들었다. 그가 오고 싶다면 나는 물론 괜찮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젤렌스키는 나와 함께 광물협정에 서명하고 싶어 한다. 나는 이것이 매우 큰 거래라는 걸 알고 있다”며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날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광물거래에 대한 광범위한 협약의 틀에 합의했다”며 “이는 트럼프가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를 향해 보인 불만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광물협정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등 광물과 석유, 가스 등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전쟁 원조 비용을 회수해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에 따른 협정이다. 특히 앞서 논의된 협정안에서 미국은 광물 개발수익이 5000억 달러(720조원)에 이를 때까지 우크라이나가 미국 소유 기금에 기부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그러면서도 명시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한다는 내용은 들어가지 않아 젤렌스키 대통령이 반발하며 서명을 거부했다.

뉴욕타임스는 “거래의 최종 조건은 명확하지 않지만, 25일에 논의된 계약 초안에는 더 이상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소유한 기금에 5000억 달러를 기부하라는 요구가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미국 지원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두 배를 상환해야 한다는 요구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장기 부채를 부과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던 조항”이라고 전했다.

대신 양국이 잠정 합의한 협정은 우크라이나가 미래에 광물, 석유, 천연가스 등을 상업화해 발생하는 수익 절반을 미국이 통제하는 기금에 기부하도록 명시했다. 해당 기금 일부 수익을 다시 우크라이나에 재투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경제 개발을 지원한다는 약속도 담길 예정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경제 개발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러시아의 향후 침략을 막을 수 있는 억지력으로 작용한다는 게 미국의 주장이었다.

그동안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광물협정 체결을 종용하면서 ‘약탈적 협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키스 켈로그 백악관 우크라이나 특사 등이 연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지만 협정은 진통이 계속됐다.

그러자 트럼프는 젤렌스키를 향해 “선거도 치르지 않는 독재자”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나라를 잃을 것”이라고 비난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또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3년을 맞은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러시아의 전쟁 책임을 묻지 않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우크라이나를 궁지로 몰아세웠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3년 이후 자국의 광물 수익 절반을 내주는 협정에 서명하며 미국의 계속된 지원을 호소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젤렌스키는 광물협정과 관련해 “강요를 당하고 그것을 피할 수 없다면, 아마도 그것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선택의 여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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