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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로 남겨진 반려견 둥이, 새 가족 만나
새 보호자 "제가 잘 키워야 마음 편히 하늘나라로 떠나실 것"


"제게 새 가족이 생겼어요"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제주항공 참사로 홀로 남겨져 구조된 둥이가 지난 25일 새 가족을 만났다. 2025.2.26


(김포=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둥이야, 넌 이제 우리 가족이야"

지난 25일 오전 11시 경기 김포시. 버선발로 아파트 주차장에 마중을 나와 있던 최선영(48) 씨는 진도 믹스견 '둥이'를 보자 이렇게 말하며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주인을 잃은 둥이가 새 가족을 만났다.

둥이의 새로운 둥지가 되어준 이들은 선영 씨와 동생 진욱(46) 씨다.

참사 후 홀로 남겨졌던 둥이는 지난달 10일 전라남도 장성군에서 구조된 이후 40여일간 동물권 행동 '카라'의 보호소에 머물렀다.

이날 만난 둥이는 구조 당시보다 한결 털빛이 좋아지고 활발해진 모습이었다.

앞서 선영 씨는 둥이를 집으로 데려오기 전 두 차례 보호소를 방문해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둥이가 7살 답지 않게 발랄해서, 처음 봤을 때부터 제게 배를 보여주며 애교를 부렸죠."

"이젠 여기가 나의 집"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지난 25일 둥이의 새 가족이 된 최선영 씨가 둥이를 쓰다듬고 있다. 2025.2.26


최씨 남매는 뉴스를 통해 둥이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당시 남매는 기존에 키우던 반려견 '우양이'를 잃어 펫로스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우양이는 지난해 6월 원인 불명으로 갑작스레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남매의 집에는 우양이가 썼던 옷, 드라이기 등 반려견 용품들이 잔뜩 남아있었다.

선영 씨는 "갑자기 가족을 잃었다는 점에서 저와 둥이가 같은 처지에 있다고 생각했다"며 "반려견을 또 잃게 되는 것이 두려워 다시는 키우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어쩐지 둥이한테는 마음이 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잘 키워야 기존 보호자님들도 마음 편하게 하늘나라로 떠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책임감이 크다"며 "잘 키워볼 생각"이라며 미소지었다.

이름도 바꿔 부르지 않기로 했다.

"저희도 '둥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어요. 둥이가 이미 이름을 잘 알아듣는데 굳이 바꿀 필요는 없죠."

바닥을 쓸고 있는 둥이의 꼬리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지난 25일 경기 김포시 한 아파트에서 새 가족을 만난 둥이의 꼬리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25.2.26


"낯설지, 둥아. 여기가 새집이야."

새집에 도착한 둥이는 현관, 부엌, 베란다, 안방 등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정신없이 냄새를 맡았다. 둥이를 위한 새 쿠션도 거실 한편에 마련돼있었다.

집 안을 10바퀴가량 돌아다니며 탐색을 마친 둥이는 때때로 선영 씨 옆으로 다가가 자신을 만져달라는 듯 가만히 앉아 얼굴을 갖다 댔다. 입양 절차를 안내받던 선영 씨도 테이블 아래로 손을 뻗어 둥이를 쓰다듬어주었다.

"사료가 분명 있었는데…어디 갔지?"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작년 12월 제주항공 참사로 홀로 남겨져 구조된 둥이가 지난 25일 새집에서 허겁지겁 사료를 먹고 있다. 2025.2.26


둥이는 새집에서 밥도 잘 먹었다. 선영 씨가 둥이에게 준 첫 사료는 30초 만에 바닥을 드러냈다.

선영 씨는 "아이고, 양이 부족한가 보네. 훈련사님이 더 주면 안 된다는데…"라며 더 주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누르는 모습이었다.

진욱 씨는 다가올 여름 둥이와 함께 수영할 생각에 들뜬 모습이었다. 둥이를 향해 "물을 너무 싫어하지 않는다면 함께 수영도 해보자"고 말했다.

'발라당' 배를 내어준 둥이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지난 25일 경기 김포시 한 아파트에서 새 가족을 만난 둥이가 새 가족에게 배를 보이며 누워있다. 2025.2.26


카라 측 관계자는 둥이가 받았던 치료 내역을 전달하고 산책 시 주의사항, 적정 사료량, 배변 패드 사용법 등을 안내했다.

선영 씨는 "둥이가 기존에 마당에서 자랐다보니 다른 개들과 접촉을 해본 경험이 적어 초반 산책 시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집에서 지내는 모습만 보면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했다.

2019년부터 둥이를 키웠던 견주 A씨는 작년 12월 남편과 함께 태국 여행을 떠났다가 제주항공 참사로 돌아오지 못했다.

참사 이후 외지에 사는 유족이 틈틈이 둥이의 밥을 챙겼지만 '돌봄 공백'을 막을 수 없었고, 결국 입양 보내기로 결정했다.

카라는 둥이를 구조한 뒤 입양 신청 접수, 서류 심사, 후보자 상담 등을 거쳐 이날 최씨 남매에게 최종적으로 둥이를 인도했다.

구조 당시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과 인사하는 둥이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제주항공 참사의 희생자 A씨의 유가족이 지난달 10일 A씨가 키우던 반려견 둥이와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202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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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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