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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에 '진짜 왕' 조롱 문구도
연방정부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왼발에 키스를 하는 모습을 담은 '가짜 영상'의 한 장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이 영상은 24일 미국 워싱턴 소재 주택도시개발부(HUD) 청사 내부에 설치된 TV 화면에 그대로 나왔다. 머스크의 양발 모두 왼발 형태여서 '합성 영상물'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 캡처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 워싱턴 본부가 24일(현지시간) 난데없이 등장한 영상 한 편에 발칵 뒤집혔다. 사무실 곳곳에 설치된 TV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감미로운 표정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맨발에 키스하는 ‘충격적 장면’이 재생되고 있었다. 다만 머스크의 두 발이 모두 왼발인 점으로 미뤄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 영상으로 추정됐다.

화면 위로는 ‘진짜 왕이여 영원하라(Long live the real king)’는 자막도 흘러나왔다. 트럼프가 아니라 머스크가 ‘진짜 왕’이라는 풍자였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신설된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오른 머스크는 막무가내로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밀어붙여 ‘비(非)선출 권력이 권한을 남용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미국 NBC방송은 “이 영상은 AI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와 머스크 사이 권력 역학 관계를 조롱하고 있다”고 평했다.

누가 영상을 제작했고, 어떻게 정부기관 TV로 무단 송출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HUD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관련자들에게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영상을 본 HUD 직원들은 매우 통쾌해하는 모습이다. NBC는 “많은 즐거움을 가져다 준, 저항의 표시로 받아들인다”거나 “모두가 그 영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는 직원들 반응을 전했다.

언론 보도에 앞서 이 소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알린 미국 워싱턴포스트 제프 스타인 기자의 게시물에도 호응이 쏟아졌다. 이용자들은 “AI의 첫 번째 윤리적 사용이 시작됐다” “이 영상을 AI가 만들어낸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음모론이 있다” “모든 영웅이 망토를 휘두르는 건 아니다. 어떤 영웅은 모든 TV를 제어하는 방법만 알고 있다” 등 재치 있는 댓글을 남기며 즐거워했다.

24일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주택도시개발부 사무실 TV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맨발에 키스하는 모습을 담은 합성 영상물이 재생되고 있다. 제프 스타인 워싱턴포스트 기자 개인 SNS 게시물 캡처


시점이 공교롭다. 트럼프가 취임 직후 서명한 ‘공무원 재택근무 폐지, 전원 출근 명령’이 이날 발효된 덕에 대다수 직원이 사무실에 복귀해 일하고 있었다. 머스크가 주도하는 연방정부 조직 축소와 대대적인 인력 감축도 진행 중이다. HUD 역시 직원 4,000명을 해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를 넘은’ 머스크의 해고 협박이 이번 사태를 야기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는 지난 22일 연방정부 직원 230만 명에게 ‘지난주 했던 업무를 5개로 요약해 24일 밤 11시 59분까까지 보고하지 않으면 사임으로 간주하겠다’는 위협성 이메일을 보냈는데, 공무원 개개인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 내 일부 부처마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연방수사국(FBI), 국가정보국(DNI), 국방부, 국무부 등은 아예 직원들에게 답변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논란이 확산하자 정부 인사관리처는 “이메일 답신은 자발적”이라며 “미응답 시 사직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황급히 수습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24일 “창의적 아이디어”, “천재적”이라는 말로 머스크를 두둔했다. 머스크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몇 글자만 입력한 뒤 보내기 버튼을 누르면 통과하는 것”이라며 “두 번째에서도 답변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해고”라고 주장했다. 이메일에 쓴 대로, 기어이 성과 보고를 받아내고 해고도 강행하겠다는 얘기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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