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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신종 마약류 2-플루오로-2-옥소-피시피알을 세계 최초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영근 기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국내외에 보고된 적 없는 신종 마약류를 검출하고 화학구조를 규명했다. 해당 마약은 수사기관의 최초 검사에선 음성 반응이 나왔지만, 국과수 정밀 분석을 통해 마약류로 판정됐다.

국과수는 신종 마약류 ‘2-플루오로-2-옥소-피시피알’(2-fluoro-2-Oxo PCPr)을 세계 최초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피시피알은 일명 ‘천사의 가루’로 불리는 펜사이클리딘 계열 유사체다. 펜사이클리딘은 복용 시 환각, 고열, 탈수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마약류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케타민도 펜사이클리딘의 일종이다.



1월 말부터 전국서 퍼진 마약…수사기관 ‘음성’ 나왔다
피시피알은 2022년 8월 용산에서 현직 경찰관이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집단 마약 모임’ 사건에서 검출된 신종 마약과 유사한 화학 구조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추락해 숨진 강원경찰청 소속 A 경장의 몸에서는 ‘2-플루오로-2-옥소 피시이(PCE)’가 검출됐다. 이후 피시이는 자살 충동 등 부작용이 심한 탓에 국내에선 드물게 적발되고 있다고 한다.

국과수는 지난달 31일부터 전국 수사기관 5곳(수원지검·인천경찰청·의정부서·천안서북서·전북경찰청)에서 의뢰된 감정물 14건에서 피시피알을 동시다발로 확인했다. 수사기관은 화단에 마약을 묻는 던지기 수법 등으로 텔레그램을 통해 유통한 마약을 압수해 의뢰했다. 지퍼백에 1~2g 단위로 소분해 유통됐는데, 성인이 수차례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었다고 한다.

당시 수사기관은 적발한 피시피알에 대한 자체 검사를 진행했지만 음성 반응이 나왔다. 국내 마약류 DB에 아예 등록도 안 된 신종 마약류였기 때문이다. 마약 사범 사이에선 "해도 걸리지 않는 마약"이라고 홍보된다고 한다. 그러나 국과수에서 피시피알을 마약류로 판정하면서 이를 유통·구매한 마약 사범은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피시피알은 이미 마약류로 지정된 펜사이클리딘 유사체이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국과수가 발견한 신종 마약.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공


마약 감정 5년 새 2배 폭증…정원 늘렸지만 충원은 0명
2016년 기준 마약청정국 지위를 잃은 국내에선 신종 마약이 매년 발견되고 있다. 국과수는 지난해 정제 형태로 합성된 펜타닐 유사체가 처음으로 검출했다. 펜타닐은 치명적인 마약성 진통제다. 그전까지 의료기관에서 처방받은 패치 형태로 유통되던 방식에서 한층 진화한 것이다. 국과수는 최근 5년간 합성 대마(FUB-144)를 비롯한 신종 마약 41종을 새롭게 발견했다.

국과수 마약 감정 업무는 매년 증가세다. 텔레그램과 다크웹을 통한 비대면 마약 유통이 쉬워지고,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수사도 활발해지면서다. 2020년 6만5561건이었던 감정 건수는 2024년 12만747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무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3월 행정안전부는 국과수 원주 본원에 마약과를 신설했다. 이전까지는 마약전담과가 없어 독성학과에서 마약 감정 업무를 맡아왔다. 마약전담 인력 정원도 20명(2023년)에서 28명으로 증원했다.

하지만 인력 충원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과수는 지난해 약학을 전공한 마약전담 인력 3명을 채용했지만 모두 그해 퇴직했다. 현재 증원된 정원 8명 모두 결원 상태다. 국과수 독성분야 연구사의 총 보수액은 병원 약사 1년 차 평균 임금의 약 60%에 해당한다고 한다. 최혜영 국과수 마약과장은 “약독물과 인체 상호작용을 이해해야 하고 독성학적 평가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약학 전공자를 채용하고 있다”면서 “직무 전문성에 비해 낮은 보수와 감염 증거물 취급 등 위험 직군이란 인식 탓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국과수는 마약전담 인력과 독성분야 연구직에게 지급하는 특수직무수당 신설을 추진 중이다. 이봉우 국과수 원장은 “국내 마약류 동향 탐색의 최전선에 있는 만큼 첨단 분석 기술 개발, 유관기관 정보 공유 등 마약류 감정 역량을 강화하고 신종 마약류를 유통 첫 단계부터 원천 차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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