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열린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과 관련해 가계대출 쏠림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정적 관리를 당부했다.

이 원장은 25일 기준금리 인하 직후 열린 금감원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은행권 가산금리 추이 등을 점검해 지난해 10월 이후 세 차례 인하된 기준금리가 가계·기업 대출금리에 미친 파급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어 "최근 서울 일부 지역 부동산 회복세와 이사철 매매수요 등이 금리 인하 기대감과 맞물려 가계대출 쏠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정적 관리를 유도해달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금융상황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10, 11월 2회 연속 금리를 내린 후 지난달 한 템포 숨 고르기를 택했던 한은은 다시 금리를 인하하며 2022년 10월(2.5%) 이후 2년 4개월 만에 기준금리 2%대 시대가 열렸다.

이 원장은 "지난 1월에 비해 미국 관세 우려 및 환율 상승 부담이 완화되고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되면서 기준금리가 인하됐다"면서도 "그동안 금리인하 효과가 우리 경제 곳곳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데다 국내 정치상황과 고환율 지속, 지정학적 갈등 등으로 대내외 경제 금융여건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감원은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 방침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보험사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만기 불일치)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실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중소금융사의 부실자산 정리 및 자본확충 등도 철저히 감독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공매도 재개, 대체거래소(ATS) 시장 인프라 혁신이 조기에 안정화되도록 빈틈없이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이승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