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반으로 쪼개진 광장···극언도 잇따라
내달 尹 탄핵·李 선고 시점 겹쳐
양측 세력 총결집·극한 대립 예고
'국민저항권' 맞물려 갈수록 과격
警, 가용인원 모두 동원 특별근무
尹 선고 이후에도 분열 지속될 듯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탄핵 되면 피 흘리고 싸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헌법재판소 이XX들 전부 우리를 다 바보 천치로 아는데, 중국 귀신들한테 안 당하려면 정신 차려야 한다(탄핵 반대).” “윤석열을 내란범으로 사형에 처해야 하고 내란 세력 국민의힘은 당장 해체해야 한다(탄핵 찬성).”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최후 변론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진행된 탄핵 찬반 집회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다음 달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선고 시점이 겹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수·진보 양 세력의 총결집과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온 광장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미국에서 벌어진 의회 난입처럼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경찰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에 최고 수위 비상근무인 ‘갑호비상’ 발령을 검토 중이다.

25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 최후 변론부터 선고가 이뤄지기까지 약 2주 동안 ‘찬탄·반탄’ 시위가 정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은 모두 3·1절 집회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폭력 사태를 조장하는 극단적인 선동 움직임도 포착된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한정석 전 선거방송심의위원이 내란 선동 등 혐의로 고발됐다. 한 씨는 전날 페이스북에 “탄핵이 인용되면 한강이 피로 물드는 내전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재 등을 향한 사법 불신 여론도 들끓고 있다. 이날 자유통일당이 주최한 헌재 앞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남성 A(83) 씨는 “공수처와 헌재는 전부 다 우릴 바보로 알고 있으니 계속해서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학생이라는 한 여성 역시 “이재명 지지자였는데 탄핵 무효, 이재명 구속을 외쳐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을 중도 보수 성향이라고 소개한 한 시민(45)은 “윤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떠나 공수처의 수사 과정, 헌재의 재판 과정 등이 모두 매끄럽지 못했다는 인식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탄핵 반대 측 메시지는 ‘국민저항권’ 개념을 빌려오면서 더욱 과격해지고 있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에 국민저항권을 통해 무력으로 저항할 수 있다는 논리다. 비상이 걸린 경찰은 헌법재판관 신변 보호 격상 등 특별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선고 당일 경찰청에 갑호비상 발령을 건의할 계획”이라면서 “헌재 등에 대해 출퇴근 모두 전담 경호를 하고 있고, 112 순찰 등도 강화한 상태”라고 밝혔다. 갑호비상이 발령되면 연가를 중지하고 가용 경력을 100%로 동원 가능하며 지휘관과 참모들도 사무실이나 현장에 정착 근무를 해야 한다.

헌재는 25일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마지막 변론 기일을 열고 양측 종합 변론을 각 2시간씩 진행한다. 이후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이 최후진술을 한다. 통상 변론 종료 이후 2주간의 평의를 거쳐 선고가 내려지는 점을 감안하면 선고 기일은 3월 둘째 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대표의 ‘피선거권’ 향방을 가를 재판도 바로 다음 날 이뤄진다.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이예슬·정재오 부장판사)는 26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연다. 법원의 최종 선고가 평균적으로 결심공판 한 달 후에 이뤄지므로 3월 중순에서 말 사이에 2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될 경우 2달 뒤인 5월에 조기 대선이 치러지지만 이 대표가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유죄가 확정될 경우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을 상실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선고와 보수 단체의 집회에 대비해 탄핵 찬성 집회에 당직자 총동원령을 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뒤에도 광장의 상처가 쉽게 봉합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윤 대통령의 정치적 구호와 대선을 앞둔 정치적 환경이 현재 대한민국의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면서 양 세력의 극단적 대결 정치가 심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국민들을 납득시키는 데 실패했다”며 “그간 제기됐던 졸속 재판 등의 의혹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려는 자세라도 보였어야 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111 “한 점 부끄럼 없기를”…日 형무소 터에서 낭독된 윤동주의 서시 랭크뉴스 2025.02.25
47110 5억에 신축 아파트 34평 누릴 수 있다는 이곳 랭크뉴스 2025.02.25
47109 경기 김포시 공장 화재 진화 중…SUV 차량, 보행자 들이받아 랭크뉴스 2025.02.25
47108 윤석열 탄핵심판 73일 만에 끝…“계엄은 정당” 한없이 반복할 듯 랭크뉴스 2025.02.25
47107 주가 추락에도 총수 연봉은 그대로?···주주들 ‘더이상 못참아’[경제밥도둑] 랭크뉴스 2025.02.25
47106 '킬링미소프틀리…' 美팝스타 로버타 플랙 별세…향년 88세(종합) 랭크뉴스 2025.02.25
47105 “경찰 투입 검토, 직원 총출동” 찬탄·반탄에 술렁이는 대학가 랭크뉴스 2025.02.25
47104 '인생네컷' 사진찍으며 손으로 동료 몸 만져 추행한 20대 공무원 랭크뉴스 2025.02.25
47103 "한강을 피로, 헌재를 가루로"‥선동 '위험 수위' 랭크뉴스 2025.02.25
47102 “그동안 아이폰만 썼는데”...믿었던 애플의 ‘배신’ 랭크뉴스 2025.02.25
47101 얼굴인식 시대, 무엇이 편해질까[테크트렌드] 랭크뉴스 2025.02.25
47100 [36.5℃] 아파트, 사는 이도 짓는 이도 남는 게 없다? 랭크뉴스 2025.02.25
47099 미국-프랑스 정상회담…“우크라 몇 주 내 종전 가능” 랭크뉴스 2025.02.25
47098 친명계, 전남 조직 꾸려 세 과시…그 뒤엔 심상찮은 호남 민심 랭크뉴스 2025.02.25
47097 웅진, 코웨이도 뛰어든 상조 시장…10兆 선수금, 오너 ‘자금줄’ 전락 우려 랭크뉴스 2025.02.25
47096 오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 변론…3월 중순 선고 전망 랭크뉴스 2025.02.25
47095 [단독] 사전투표지 외부서 위조? "잉크·재질 보니 위조 아니다" 랭크뉴스 2025.02.25
47094 이진우 “대통령이 ‘4명이 1명씩 들고나오라’ 할 때 마음 확 닫혀” 랭크뉴스 2025.02.25
47093 사과에만 발라 먹나, 된장에도 섞는다... 요즘 대세 '땅콩버터' 랭크뉴스 2025.02.25
47092 미국vs 중국, 대만해협 워게임 결과는…“美 스텔스 미사일에 中 주력 구축함 초토화”[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5.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