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서학 개미(해외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가 등장하면서 미국 주식 보관액이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넘긴 가운데, 국민 중 과반수가 국내보다 미국 증시를 좋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이달 17~18일 자체 온라인 플랫폼 ’소플’을 통해 1505명을 대상으로 ‘한미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54.5%는 한국보다 미국 자본시장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국내 자본시장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23.1%, 두 시장 선호도가 비슷하다는 응답은 22.4%였다.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이유는 기업의 혁신성·수익성(27.2%)이 가장 컸다. 활발한 주주환원(21.3%), 국내 증시 침체(17.5%), 미국 경제 호황(15.4%), 투명한 기업지배구조(14.8%), 투자자 친화적 세제·정책지원(3.8%) 등이 뒤를 이었다.
추후 국내 투자자의 미국 투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의 79.0%가 미국 자본시장에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면서다. 현상 유지는 15.3%, 축소 의향은 5.7%였다. 한국 자본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한 응답자는 54.3%였고, 현상 유지는 26.6%, 축소 의향은 19.1%였다.
이들은 국내 자본시장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국내 기업의 혁신성 정체(34.6%)를 꼽았다. 규제 중심 기업·금융정책(23.6%), 단기적 투자문화(17.5%),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미흡(15.4%), 금융투자에 대한 세제 등 지원 부족(6.8%)도 언급됐다.
한국의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선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봤다. 응답자 중 26.0%는 우선 과제로 장기보유주식 등에 대한 세제 혜택 도입을 선택했다. 미국의 경우 주식 보유기간에 따라 1년 초과 보유 시 양도소득세 인하가 적용되지만, 우리나라는 보유기간에 따른 세제 혜택이 없다. 응답자들은 배당소득세 인하(21.8%)도 언급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자본시장 밸류업은 기업의 혁신 성장을 촉진하고, 그런 기업의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늘리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국회는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해서만 핀셋 개선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논의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