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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네이버 신규 회원사로 가입 승인
국회 과방위, 네이버 본사 방문해 정책 지원 약속
파라미터 수 줄인 AI 모델 개발... GPU 부족해 결정한 고육지책
“AI 전문가 없는 이사회, 전략적 리스크”

일러스트=손민균

그동안 ‘마이웨이’를 고집해온 네이버가 정·재계와 교류를 확대하고, 창업주가 일선에 복귀하는 등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오픈AI, 딥시크 같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업체들에 ‘뒤처졌다’는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감은 국내 시장 지위에 안주해 AI 기술 선점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친 데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특히, AI 전문가가 1명도 없는 이사회 구성은 글로벌 AI 시장 진출을 모색하겠다는 네이버의 목표와 모순된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습니다. 업계는 올해 안에 네이버가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내놓지 못할 경우 글로벌 AI 경쟁에서 더욱 밀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재계 교류 넓히는 네이버… ‘규제 완화’ 지원 세력 확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지난 20일 정기총회를 열고 네이버의 신규 회원사 가입 안건을 승인했습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한경협으로부터 협회 가입 요청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발적으로 한경협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1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네이버 본사를 방문하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이들은 ‘AI G3(글로벌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네이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여야 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국회 과방위 의원들에게 “(지난 11일 파리 AI 정상회의에서) 밴스 미국 부통령이 유럽연합(EU) 디지털 서비스법 같은 규제를 언급하며 미국 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며 “기업인 입장에서 매우 절박하고 중차대한 시기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보다는 AI 산업 진흥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드린다”고 말했습니다.

IT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재계와 담을 쌓고, 정치권과도 교류가 없었던 네이버가 갑자기 달라진 것 같다”며 “다음달 창업주인 이해진 전 의장의 복귀를 앞두고 네이버가 규제 해소를 위한 정·재계 지원 세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GPU 부족하자 파라미터 줄인 고육지책... “성능 격차 더 커질 것” 우려도
네이버는 지난 2021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거대언어모델(LLM)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했습니다. 이후 2023년 8월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이퍼클로바X’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챗GPT, R1, 제미나이 같은 글로벌 생성형 AI 모델의 성능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H100′ 같은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부족으로, 막대한 파라미터(매개 변수) 데이터 처리가 불가능해 AI 성능 고도화에 뒤처졌기 때문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챗GPT와 비슷한 성능을 내기 위해선 10만개 이상의 H100이 필요한데, 국내에 확보된 H100은 2000개 정도에 불과합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1만개 이상의 H100을 국내에 확보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오픈AI나 딥시크와 경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입니다.

이런 한계를 뒤집기 위해 네이버는 H100 의존도를 줄이는 쪽으로 하이퍼클로바X의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최근 업데이트된 AI 모델의 특징은 파라미터 수를 기존 대비 40% 수준으로 줄였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처리량이 급감해 H100 같은 첨단 GPU 없이도 원활한 운영이 가능해졌습니다. 운영 비용은 기존 대비 50% 줄었고, 속도와 성능도 개선됐습니다.

네이버 측은 “주요 학습 데이터인 한국어, 영어, 코딩·수학에 대해 19개 벤치마크로 종합적인 성능을 비교한 결과, 모든 분야의 평균 점수가 기존 모델을 앞질렀다”며 “특히 이들 중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대표적인 벤치마크인 ‘MMLU(Massive Multitask Language Understanding)’에서 정답률 79.6%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의 MMLU 정답률은 67%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파라미터 수를 줄이면 AI 성능 고도화 경쟁에서 글로벌 업체들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과기정통부 장관을 지낸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네이버의 최근 AI 모델 업데이트는 GPU 부족 속에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다만, 파라미터 수를 줄이면 AI 성능 고도화 측면에선 오픈AI나 딥시크와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AI 전문가 없는 네이버 이사회, 전략적 측면서 리스크”
IT 전문가인 이해진 전 의장이 다음 달 경영 일선에 복귀할 예정이지만, AI 전문가가 없는 네이버 이사회는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현재 총 7명의 등기이사 중 AI 뿐 아니라 기술 전문가도 부재합니다. 그나마 이 전 의장이 복귀하면 기술 분야에서 의사결정이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AI 전문가가 없다는 점은 여전히 약점으로 꼽힙니다.

김진환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네이버 이사회 내에 AI 기술 전문가가 없다는 점은 전략적 리더십 측면에서 리스크다. 글로벌 경쟁사들은 AI 연구자와 공학자들을 경영 의사결정의 중심에 두고 있다”며 “네이버가 AI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위치를 차지하려면, 이사회 안에서 AI·기술 전문가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과거 클라우드 사업에 대응 시기를 놓쳐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글로벌 업체에 한국 클라우드 시장을 뺐겼던 것처럼, 지금 골든타임을 놓치면 제대로 경쟁도 못 해보고 국내 시장을 외국 업체에 내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네이버가 “AI 쪽에서 큰 거 한 방을 보여줘야 한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네이버가 지난해 역대 최대인 매출 10조원을 기록했고, 계엄 사태 여파로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이 60% 위로 올라갔지만, 글로벌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기술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미래는 불투명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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