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사진 전남도교육청

전남도교육청이 지난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초등학생 교육수당'의 30%가 사교육 시장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당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에는 숙박업소·당구장·골프연습장 등 취지와 맞지 않는 곳이 다수 포함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정철 전남도의원이 입수한 전남교육청 '학생교육수당 성과분석 및 발전방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9월 지급된 학생수당 중 가장 많이 지출된 곳은 '예체능계 학원'(32.6%)이었다.

전남교육청은 "교육 환경이 열악한 인구감소지역 학생을 지원하겠다"며 관내 모든 초등학생에게 기본소득 개념의 학생수당을 지난해 총 517억원 지급했다. 인구감소지역인 16개 군 지역 학생에게는 매월 10만원을, 그 외 5개 시와 무안군에는 월 5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지역에 관계없이 월 10만원씩 지급한다.

전남교육청은 수당이 사교육 경쟁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자 '국·영·수' 학원에서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지급 수당 총액의 30% 이상이 피아노나 태권도, 미술 학원 등 사교육에 사용됐다고 정철 도의원은 지적했다. 이에 전남교육청은 "예체능 학원은 학부모들이 원하고 반기는 분위기"라며 "예체능 학원을 사교육이라고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관내 1만여곳 넘게 등록된 수당 사용처 중 초등학생들이 교육 목적으로 이용하기에 부적절한 장소도 대거 포함돼 있었다. 가맹점 1만1934곳을 분석한 결과 숙박업소 1768곳을 비롯해 화원(꽃집) 1279곳, 당구장 463곳, 골프연습장 320곳, 여행사 236곳 등이 이름을 올렸다. 스포츠용품점으로 등록된 가맹점은 581곳이었지만 상당수는 아웃도어 의류를 파는 가게였다.

학생수당 사용률은 도시 지역에서 주로 높았다. 소위 '인프라'가 있는 곳에서 수당이 더 쓰인 결과다. 전남교육청은 "순천·목포·여수·광양·나주시 순으로 사용액이 많았고 신안·곡성·함평군 순으로 적었다"고 설명했다. 각 시·군별 사용률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정철 도의원은 "학생수당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육환경에 있는 농어촌 아이들에게 더 큰 도움이 돼야 한다"면서 "교육청이 세밀한 분석을 통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가맹점 확대 등의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630 트럼프 통상 압박에도… 공정위, 美 온라인 플랫폼 제재 ‘원칙대로 간다’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29 미 상무, 한국 기업에 “10억 달러 이상 투자해야 신속 지원”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28 전두환 흉내 내며 광주 찾은 중국 틱톡커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27 포르쉐·벤츠 아니었다, 올해의 차는 스웨덴 전기차 '폴스타4' [2025 중앙일보 올해의 차]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26 금값 치솟는데 한국은행은 왜 금 매입에 소극적일까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25 '무비자'가 반중 정서 눌렀나…중국 출국객은 급증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24 "대표 아니고 과장이에요, 아셨죠"…가맹법 피해간 '수상한 계약서' [자영업리포트- 프랜차이즈 갑질]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23 폭스 앵커 된 트럼프 며느리...황금시간대 인터뷰 프로그램 진행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22 의사·변호사가 쓴 드라마 재밌지만... 환자·사건 의뢰인 목소리는 어디 있나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21 세계 뒤흔든 中 ‘춤추는 로봇’에… 휴머노이드 로봇株 급등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20 헌재가 부른 증인 '결정적'‥복원된 '계엄의 밤'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19 "나랏빚 느는데 국민연금까지 고갈"…국회 예정처의 경고[Pick코노미]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18 계엄의 ‘최대 미지수’ 김건희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17 [단독] 김성훈 비화폰 삭제 지시 거부 ‘경호처 내부 보고서’ 있었다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16 ‘반탄’ 외치며 ‘차기 주자’에 줄서기…대선 채비하는 여당 의원들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15 [단독] 부정선거 '일장기 투표지' 진실…20세 알바의 '적색 스탬프'였다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14 [단독] '전광훈 쇼핑몰'... 기념일·회사 직책까지 마구잡이 수집 논란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13 미국엔 '배신감', 우크라엔 '책임감' 느끼는 유럽인들… 각론에선 '제각각'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12 [샷!] "눈을 낮춰서라도 빨리 취업하는 게…" new 랭크뉴스 2025.02.24
46611 젤렌스키 "나토 가입하면, 대통령 사임" 랭크뉴스 202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