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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배제 톱다운 종전 협상 주도
막대한 피해 우, 영토 수복은커녕
전후 안보마저 보장 못받을 위기

우크라이나가 24일로 개전 3년째를 맞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영토 수복은커녕 전후 안전도 보장받지 못한 채 종전 합의문에 서명할 위기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거래 방식으로 종전 협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우크라이나에 일방적으로 양보를 강요하는 ‘더티 딜(dirty deal)’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3년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산하 밸퍼과학·국제관계센터가 개전 첫날부터 지난 19일까지 조사한 양국의 피해 현황에 다르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11만3218㎢의 영토를 러시아에 빼앗겼다. 이는 전쟁 전 국토 면적의 19%에 달하며 미국 버지니아주에 맞먹는 크기라고 케네디스쿨은 설명했다. 반면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에 처음으로 본토를 기습당한 서부 쿠르스크주 일대에서만 영토를 잃었다. 북한군까지 전투에 가세한 쿠르스크 전장에서 러시아가 아직 수복하지 못한 영토는 445㎢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은 전쟁 전보다 22.6%나 감소했다.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기반시설 붕괴다. 케네디스쿨은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수요 56기가와트(GW) 중 64%인 36GW를 책임지는 시설이 파괴됐거나 러시아군에 점유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러시아는 전시 경제와 서방국의 제재를 우회한 자원 판매로 3년간 GDP가 5.6% 증가했다. 민간인 사망자 수는 우크라이나가 1만2500명으로 러시아(388명)를 압도했다. 우크라이나의 피란민은 1020만명으로 전쟁 전 인구(약 4400만명)의 23%나 된다.

다만 병력과 군사장비 측면에선 우크라이나의 피해가 러시아보다 작다. 우크라이나군의 병력 손실은 전사자와 중상자를 합해 40만명인 반면 러시아군 손실은 70만명에 달한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1만1819대의 러시아군 전차·장갑차를 파괴하는 동안 3933대만을 잃었다. 이를 가능케 했던 것은 우크라이나에 총 659억 달러(약 95조원)를 쏟아부은 전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군사 지원이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완전한 영토 수복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통한 안전 보장 등 기존 협상 조건을 조금씩 완화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성에 차지 않았다. 푸틴과 직접 대화하는 ‘톱다운’ 방식의 종전 협상에 최근 착수한 트럼프는 젤렌스키를 독재자로 몰아세우며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가 내용적으로 사실상 승리하는 종전 협상이 성사된다면 향후 유럽과 중동은 물론 중국과 전략 경쟁 중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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