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을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극심한 한파가 찾아오면서 난방 수요가 증가한 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액화천연가스(LNG)를 관세 전쟁을 위한 무기로 내세운 데 따른 것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수익률 상위 20개 ETN 중 13개가 천연가스 선물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B’는 지난달 말 5150원이던 주가가 지난 21일 현재 9515원으로 84.8% 급등했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N은 이달 수익률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한투 블룸버그 인버스 2X 천연가스선물 ETN’은 지난달 말 3만6530원에서 지난 21일 1만7825원으로 51.2% 하락했다.
‘대신 S&P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과 ‘하나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도 각각 51.1%, 50.6% 내리며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낙폭이 컸다.
개인 투자자들은 천연가스 인버스 상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단기적으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개인은 ‘한투 블룸버그 인버스 2X 천연가스선물 ETN’을 115억원어치 순매수했고, ‘대신 S&P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과 ‘하나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도 각각 16억원, 18억원어치 담았다.
천연가스 인버스 ETN 수익률이 급락한 건 기록적인 한파로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미국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한파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천연가스 매수세가 몰렸다. 미국 LNG 수출이 증가하며 미국 내 재고가 감소한 것도 가격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천연가스 재고의 계절성을 살펴보면 2월 중순까지 감소하던 재고가 이후 5월 중순까지 증가하는데, 2월 말부터 거래될 천연가스 선물은 4월 물로 재고 증가 사이클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라니냐발 북극 한파도 계절성이란 점을 감안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