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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전시된 골드바. 연합뉴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국제 금 선물은 온스당 2973.4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습니다. 국제 현물 금 가격도 같은 날 온스당 295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요즘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안에 일정 정도 적응한 것처럼 보이지만, 관세안이 세계 무역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해 다들 안전자산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역전쟁이 실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린다고 가정하면 두 상황을 모두 대비할 수 있는 금의 매력은 더욱 높아지게 되죠.

올해(20일 기준)에만 국제 금 가격은 12%가량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46%나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 지수가 약 23% 오른 것을 감안하면 안전자산인 금이 위험자산인 미국 증시보다도 성과가 좋았던 겁니다.

그런데 국내 금 가격은 요즘 들쭉날쭉합니다. 국제 금 가격이 오르면 떨어지고, 내리면 오르는 청개구리 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국제 가격보다 국내 금 가격이 높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부각된 데다 변동성이 크니 금을 사고 싶어도 어떻게 사야 될지 고민이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세금까지 고려하면 머리는 더 복잡해지죠. 금, 지‘금’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지 짚어봤습니다.

김치 프리미엄 붙은 국내 ‘금’···지난 주엔 역‘김치 프리미엄’

연초부터 지난 14일까지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금시장에서 국내 금 가격은 27.9%나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사설거래소(한국금거래소) 금 1돈 가격은 13.3%, 국제 금 선물가격을 추종하는 환헤지 ETF(상장지수펀드)는 11.8% 올랐으니 실물과 국제 가격 대비해서도 많게는 18%포인트가량 수익률 격차가 벌어진거죠. 심지어 국제 금 선물 일별 움직임의 두 배를 따라가는 레버리지 ETF(23%)보다도 수익률이 좋았으니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안 나올 수 없죠.

그런데 본격적으로 국내 금 가격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이후부턴 정반대 흐름이 보입니다. 국제 금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데 국내 금은 17일부터 20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해 10.4%나 급락했습니다. 역 ‘김치 프리미엄’ 장세가 이어진 셈입니다.

21일 장중 기준, KRX금시장을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 ETF의 연중 수익률. ETF CHECK


국내 금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환율, 국제 시세, 국내 수급 상황입니다. 최근 KRX금시장 가격 변동이 심한 것은 이 중에서도 수급 영향이라는 것이 한국거래소 설명입니다. 투자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데다 공급도 금 품귀 현상으로 제한됐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투자 수요가 굉장히 많이 늘어난 것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국제 가격과의 괴리율이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금시장에는 한국거래소가 아닌 조폐공사와 한국거래소에서 인증된 금 공급·유통업자가 금을 공급합니다. 그런데 금 투자 붐으로 시중은행 역시 실물 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고, 런던 등 국제적으로도 금 부족 현상이 점차 빚어지다 보니 공급이 부족해진 거죠.

여기에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니 ‘수요↑ 공급↓ = 가격↑’이라는 결과가 된 셈입니다. 반대로 이미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수요가 꺾이면 가격의 낙폭도 커질 수 있는 것이죠.

금,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이처럼 변동성이 크고 국제 가격과도 차이가 나니 증권가에선 국내 금 투자보다 국제 금 투자를 권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KRX 금 현물 가격 프리미엄이 해소되기 전까진 금 투자는 금 현물 ETF보다 금 선물 ETF가 유리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과도한 프리미엄은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아비트라지(차익거래)는 지속되기 힘들고 결국 균형가격으로 점차 수렴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번 주 국내 금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제 금 가격과의 괴리가 크게 축소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만약 국내 가격과 국제 가격에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투자하는 게 유리할까요? 세금과 수수료를 고려한 세후수익률을 고려하면 KRX금시장을 통해 거래하는 것이 다른 방식보다 유리합니다.

개인은 증권사에 ‘금계좌’를 개설하면 KRX금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데요, 증권사 거래수수료(0.3% 내외)만 부담하면 양도세와 부가세(10%)가 면제돼 사실상 세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됩니다. 애당초 정부의 금 거래 양성화 계획에 따라 국민의 자산증식 차원에서 KRX금시장이 개설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국내상장 금 현물·선물 ETF의 경우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됩니다. 국내주식형 ETF를 제외한 원자재·해외주식형 ETF에는 배당소득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을 합친 금액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누진세율도 적용될 수 있죠. 절세계좌 이용 시 세금을 줄일 수 있지만 운영보수(0.5~0.7%)도 높고 매매수수료도 부과되니 상대적으로 세후수익률은 금계좌에 비해 떨어질 수 있는 겁니다. 시중은행의 골드뱅킹도 마찬가지로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가 부과됩니다.

한국금거래소 등 사설거래소에서 실물 금을 매매하려는 투자자의 경우 부가가치세(10%)를 부담하게 됩니다. 살 때 가격과 팔 때 가격에 차이가 있는 것도 실질 수익률을 떨어뜨릴 수 있죠.

물론 KRX금시장에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변동성이 크고, 소액 단위로 실물 금을 인출하기 어렵습니다. KRX금시장에서 금을 인출하려면 1kg(미니금 투자 시엔 100g)를 사야 하는데 현재 시세로는 최소 1억4500만원 이상은 구매해야 합니다. 아울러 환율 급락 국면에서는 달러 헷지 금 선물 ETF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등에서 금 가격 상승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요, 전략에 따라 금 투자의 성과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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