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가 지난해 8월 2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 수원시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을 빠져나와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근로자 23명이 사망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위반 혐의를 받는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지난 19일 박 대표에 대한 보석 신청을 인용했다. 그는 향후 공판에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된다.
앞서 박 대표의 변호인은 이달 12일 보석 심문에서 “피고인은 주거와 신분, 가족관계가 분명하고 상장회사인 에스코넥 대표이사이기도 하다”며 “직원들의 생계유지 문제, 주주들의 우려 등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9월 24일 구속 기소된 박 대표의 구속 기한은 내달 23일까지다.
박 대표는 지난해 6월 24일 오전 10시30분쯤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근로자 2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친 화재 사고와 관련해 유해·위험 요인 점검을 이행하지 않고 중대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을 구비하지 않는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 등을 받는다.
그의 아들인 박중언 총괄본부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상, 파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다른 임직원 등 6명과 아리셀을 포함한 4개 법인도 각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아리셀이 2020년 5월 사업 시작 후 매년 적자가 발생하자 매출 증대를 위해 기술력 없이 불법 파견받은 비숙련 노동력을 투입해 무리한 생산을 감행하다가 사고를 야기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박 총괄본부장은 군납용 전지에 대한 품질검사 과정에서 시험데이터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