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고위급 협상팀을 각자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3년간 이어온 전쟁이 끝날지 이목이 쏠린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월 18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전 관련 회담을 마친 뒤 이런 협의 사항을 공개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러 장관급 대면 회담이었다.
회담 직후 양측은 “문제를 다룰 협의 메커니즘을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테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러시아가) 고위급 팀을 각자 임명해 영속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능한 한 빨리 우크라이나 분쟁을 종식할 길을 만드는 노력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런 회담에 만족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월 19일(현지 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드론 생산 공장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이 회담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며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회복할 첫걸음을 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월 18일(현지 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미국과 러시아 관계자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을 위해 처음으로 마주 보고 앉았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번 회담은 러시아의 침략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배제된 채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전후 재건 공조를 다룬 합의가 도출되면서 우크라이나와 유럽 각국의 반발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협상 이후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맹비난하는 등 친러 행보를 이어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손을 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방공 미사일, 포탄, 탄약 등 미국의 군사 지원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 지원 중단 시 전쟁을 계속하기 어려워진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격화할 경우 전쟁의 향방이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