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해군력 증강 위한 법안 발의
울산·필리핀 등 도크 활용해 건조 가능
울산·필리핀 등 도크 활용해 건조 가능
지난해 2월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서울경제]
동맹국에서 군함 건조를 가능케 하는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발의되면서 국내 최대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32918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조선업 협력을 요청한 가운데 한국 조선사의 미 함정 건조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미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리(유타)·존 커티스(유타) 상원의원은 5일 미 해군 함정을 동맹국에서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과 '해안경비대 준비태세 보장법'을 공동 발의했다. 법안은 미국과 상호 방위 협정을 맺은 인도·태평양 국가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미 해군 함정 일부 또는 전체 건조를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기존에는 ‘반스-톨레프슨법’에 따라 미국령에 있는 조선소에서만 함정 건조가 가능했지만 미 군함 건조력이 약해지면서 동맹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군함 건조 역량을 가진 미 동맹국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밖에 없다고 평가된다. 업계에선 특히 법안이 통과될 경우 HD현대중공업이 많은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과 달리 아직 미국 본토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 조선소를 인수하기 위해선 산업 생태계 복원 비용까지 수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과 필리핀 등에 갖춰진 자체 도크와 설비, 인력 등을 활용해 미 해군 함정 건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투자 비용을 아낄 수 있고 건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은 미국의 안보 동맹국 중 미국과 유사한 사양의 이지스구축함을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유일한 조선사”라며 "미국 외 지역에서 미 해군 함정 건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