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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선거 안치른 독재자"
트럼프, 맹비난하며 종전 압박
이념보다 친러행보가 이익판단
푸틴도 "美, 돈 벌수 있다" 강조
'소련붕괴 데자뷔' 전략 떠올라
외교성과로 내년 중간선거 포석

[서울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동시에 친러 행보를 보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①미중 수교로 소련 붕괴…이번에는 러 이용 중 견제=우선 러시아를 가까이에 두며 북중러 관계를 이완시키고 결국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국교 정상화로 소련을 견제하고, 결국 이는 1991년 소련이 붕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국제 정치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번에는 러시아를 이용해 미국과 패권을 겨루는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부 미국 관료들은 미국이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 러시아가 중국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세르게이 라첸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푸틴은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모든 양보를 얻어낸 다음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는 바보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견해를 나타냈다.

②이념보다는 ‘돈’, 親러가 국익에 더 이득=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거를 치르지 않는 독재자’라고 비난하며 “젤렌스키는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는 허위 공간에 살고 있다”고 비난한 데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종전 협상에 뻣뻣한 자세를 보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흔들어 최대한 빨리 종전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계속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기보다는 종전을 통해 러시아와 경제협력을 하는 것이 국익에 더 이득이다. 과거 미국의 지도자들이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철저히 ‘돈’에 따라 움직이는 ‘장사꾼 본색’을 드러내는 셈이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미국은 이제 블라디미르 푸틴의 동맹국”이라는 촌평까지 내놓았다.

러시아는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장사꾼 기질을 역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수장 키릴 드미트리예프가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미러 고위급 회담에 미국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해 3240억 달러(약 466조 원)의 손실을 봤다는 보고서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한 해 국방 예산(약 8500억 달러)의 38%에 달하는 액수다. 가장 많은 손실을 본 사업 부문은 정보기술(IT) 및 미디어로 1230억 달러, 다음이 소비자 및 헬스케어로 940억 달러였다. 드리트리예프는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석유 회사들이 러시아 석유 부문에서 정말 큰 혜택을 입었다”고 강조하며 “어느 순간 그들이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NYT는 “크렘린궁이 트럼프에게 ‘미국은 러시아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평가했다.

③지지율 하락 속 외교로 성과…중간선거 승리 포석=국정운영 동력이 강력한 집권 초반에 대선 공약인 종전을 밀어붙여 내년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려는 의도 또한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재집권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전을 끝내겠다고 했지만 이후 그 기간을 6개월로 늦춘 상태다. 종전을 질질 끌다 중간선거에서 패배해 국정 동력을 잃으면 국제사회에서 입지가 좁아지므로 취임 초반에 승부를 보려는 노림수로 읽힌다.

현재 지지율도 하락 추세여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외교 성과가 필요하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이달 13~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4%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해 취임 직후인 1월 20~21일의 47%, 1월 24~26일 조사 때의 45%에서 하락세를 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취임 직후의 41%에서 이번에 51%로 상승했다. 응답자의 54%가 다른 나라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로이터는 “많은 미국인들이 미국 경제의 방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진단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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