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여행] 관광공사 추천 2월 가볼곳
경남 창녕전통시장의 가마솥에서 뜨겁게 끓여내는 수구레국밥.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5년 2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전국 오일장 먹거리’다. 경기도 성남시 모란민속5일장, 강원도 동해시 북평민속시장 소머리국밥, 충북 단양구경시장 마늘 요리 열전, 경남 창녕전통시장의 칼칼한 수구레국밥, 광주광역시 북구 말바우시장 팥죽이 포함됐다.
닷새마다 먹거리 축제, 모란민속5일장
지역의 독특한 정취와 이야기가 담겨 있는 향토 음식은 오일장의 특별한 추억이다. 경기도 성남 모란민속시장에서 갓 짠 참기름을 담는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
매월 끝자리가 4, 9일인 날에 열린다. 평일에는 주차장으로 이용되다가 오일장이 서는 장날에는 공터에 천막 지붕이 생기고 좌판이 들어선다. 찬바람 불고 한기가 옷 속을 파고드니 뜨거운 것이 당긴다. 꽈배기, 호떡, 뻥튀기, 팥죽, 칼국수, 수구레국밥까지 입맛 돋우고 속을 채워줄 먹거리가 천지다.
백년기름특화거리도 있다. 가게 문을 연 지 40년이 넘는 기름집 40여 곳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모란종합시장 상가건물 1층에 위치한 ‘로스팅랩’에선 ‘고소함을 걸어요’라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기름 종류별 일반 교육과 기름 압착 과정 시연, 기름시장 골목투어, 깨강정 만들기까지 고소함이 가득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올해 체험 프로그램은 3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영동 사람들의 삶 담긴 북평민속시장
강원도 동해시 북평민속시장 내 커다란 솥에서 끓이는 국밥. 한국관광공사 제공
끝자리가 3일과 8일인 날에 열리는 북평장은 1796년에 시작됐다. 문화광장은 강원도에서 유명한 쇠전(우시장)이 열렸던 장소다. 꼭두새벽부터 소를 거래하기 위해 먼 거리를 온 사람들은 거래를 앞두고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웠다. 우시장은 2008년 삼척시 미로면에 새롭게 개장하면서 사라졌지만 그 흔적은 국밥 거리로 남았다.
북평민속시장 국밥집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소머리국밥이다. 가까이에 쇠전과 도살장이 있어 고기를 팔고 남은 소머리나 내장 같은 부위를 구하기 쉬웠으니 그것을 이용한 국밥집이 생기는 것은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단양팔경에 마늘 더하기
충북 단양구경시장의 흑마늘누룽지닭강정. 한국관광공사 제공
단양구경시장은 단양 8경에 더한 1경이라 해 9경이다. 시장 구경이라는 중의적 의미도 있다.
단양구경시장의 인기를 주도하는 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최현석 셰프가 봉골레 파스타에서 빼먹고 요리했다던 바로 그 마늘이다. 단양은 알이 단단하고 맛과 향이 특별한 육쪽마늘이 유명하다. 단양구경시장은 마늘이 들어간 먹을거리로 시장 음식을 특화했다. 흑마늘닭강정을 필두로 마늘빵, 마늘순대, 마늘만두, 마늘갈비 등 시장의 간판마다 ‘마늘’이 접두어처럼 따라붙는다.
추워야 더 맛있다, 창녕 수구레국밥
경남 창녕전통시장의 가마솥에서 뜨겁게 끓여내는 수구레국밥. 한국관광공사 제공
창녕전통시장은 1900년대 보부상들이 집결하던 큰 시장이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장을 모아 지금 자리에 개설한 것이 1926년이다. 오일장이 크게 서는 3일과 8일에는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룬다.
창녕전통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수구레국밥이다. 수구레는 소 한 마리에 2㎏ 정도만 나오는 특수부위다. 시장 주변 가게마다 뜨거운 김이 펄펄 나는 커다란 가마솥이 손님을 유혹한다. 뻘건 국물에 콩나물, 선지, 파 그리고 수구레가 가득 담겼다. 쫀득쫀득한 수구레는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안에 가득 찬다. 창녕 사람들은 국수사리를 넣어 먹는 걸 즐긴다. 꽈배기며 줄이 길게 늘어선 찹쌀호떡은 포기할 수 없는 시골장의 주전부리다.
마음 녹이는 맛과 정, 말바우시장 팥죽
광주광역시 말바우시장 팥죽. 한국관광공사 제공
말바우시장은 광주광역시 북구 우산동에 자리한 전통시장으로, 무려 500여 개의 다양한 점포가 들어서 호남에서도 큰 규모를 자랑한다. 첫손에 꼽히는 메뉴가 배도 부르고 몸에도 좋은 팥죽이다. 말바우시장에서 팥을 전문으로 다루는 가게들은 모두 팥죽과 동지죽을 대표 메뉴로 내세운다. 팥죽에는 쫄깃한 면발의 칼국수가 들어 있고, 동지죽에는 몰캉몰캉한 새알심이 들어 있다. 팥죽을 주메뉴로 하는 가게들은 매일 새벽 직접 팥을 씻어 불리고, 불린 팥을 솥에 넣어 팔팔 끓이고, 팥죽에 들어갈 새알심을 손수 빚거나 칼국수면을 반죽해 뽑는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김치 맛도 중요하다. 한 끼에 5000원이면 대접 한가득 푸짐한 팥죽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