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취임하면 변론갱신해야…녹음 전부 재생시 선고 늦어질 수도


답변하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황윤기 임지우 이도흔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종결일이 오는 25일로 지정되면서 3월 중순께 선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의 취임 여부가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만약 변론종결 전에 마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을 갱신해야 한다.

탄핵심판이 준용하는 형사소송법 301조는 '공판 개정 후 판사의 경질(변경)이 있는 때에는 공판절차를 갱신해야 한다'고 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지난달 15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의 3차 변론의 첫머리에 "1차, 2차 변론기일에 관여하지 못한 조한창, 정계선 재판관께서 오늘 참석했으므로 변론을 갱신하겠다"고 했다. 두 재판관은 지난달 1일에 취임했다.

마 후보자가 변론종결 이후 선고일 전에 취임할 경우에는 헌재가 심리에 관여하지 않은 마 후보자를 제외하고 재판관 8인이 결론을 내리거나, 변론을 재개해 갱신한 뒤 9인 체제로 선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헌재가 법리 검토를 마친 뒤 재판관 평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현직 재판관이 9명인데 별다른 이유 없이 8명만으로 결정을 선고할 경우 사후에 절차적으로 시비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헌재가 변론 갱신을 할 경우 갱신 방법과 소요 시간이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형사소송에서는 규칙에 따라 공판 절차를 갱신하려면 검사는 공소사실 요지를, 피고인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재판부는 재판의 조서, 제출된 증거 등을 다시 조사해야 한다.

재판장이 요지를 설명하거나 열람하게 하는 방식으로 '간이 갱신'을 할 수도 있지만 검사와 피고인 측 동의가 필요하다. 탄핵심판은 헌법재판의 성질에 어긋나지 않는 한도에서 형사소송법령을 준용한다.

이 위원장 사건에서는 국회와 이 위원장 양쪽 모두 동의해 문 대행이 1·2차 변론 내용을 짧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갱신을 마쳤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 출석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2025.2.20 [사진공동취재단] [email protected]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은 간이 갱신에 동의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형소법을 엄격히 따르고 심판 기간도 180일로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측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헌재는 16명에 대한 증인신문과 앞서 했던 증거 조사 내용을 처음부터 반복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통상 형사재판에서는 재판 내용에 대한 녹음을 재판부와 검사, 피고인, 변호인이 함께 듣는 방식으로 갱신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지난달 14일 1차 변론을 시작으로 20일 10차 변론까지 약 48시간(휴정시간 포함) 진행됐는데 이 중 대부분이 증인신문과 증거조사에 들었다.

이렇게 되면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18일까지 선고가 나오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대장동 개발 의혹 등 주요 형사 재판에서 갱신 절차에만 수개월씩 소요된 전례가 있다.

다만 대통령 직무가 정지돼 국정 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본안 다툼과 무관한 절차적 문제로 변론을 지연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점은 윤 대통령 측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헌재는 변론 갱신을 어떻게 할지 여부도 재판부가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지난 10일 정기 브리핑에서 변론 갱신 절차에 관한 질문에 "형사소송법을 어느 정도 준용할지는 재판부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마 후보자 임명권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있다. 최 대행은 작년 12월 31일 임명을 보류하면서 "여야의 합의가 확인되는 대로 임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헌재는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게 위헌인지 여부에 관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한 변호사가 낸 헌법소원의 결정을 지난 3일 선고하려 했으나 직전에 변론 재개를 결정하면서 무산됐다.

심판정 입장한 헌법재판관들
(서울=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9차 변론에 입장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382 [단독] 잦은 집회에 '바들바들'…경찰, 방한점퍼 바꾼다 랭크뉴스 2025.02.21
45381 “헌재 탄핵”“이재명 제명”… 尹 지지자들이 점령한 국민청원 랭크뉴스 2025.02.21
45380 ‘드르렁∼컥’ 수면무호흡증...심장질환 사망률 껑충 [건강한겨레] 랭크뉴스 2025.02.21
45379 "윤 대통령, '국회 해산권' 언급"‥한동훈 책에 담긴 비화는? 랭크뉴스 2025.02.21
45378 케이블타이가 봉쇄용?‥"이걸로 문 잠기나? 헌재에서 거짓증언!" 랭크뉴스 2025.02.21
45377 [단독] HD현대·한화, 20조 美함정 MRO 수주전 첫 격돌 랭크뉴스 2025.02.21
45376 남아공서 믹타 외교장관회의…한국, 의장국 수임 랭크뉴스 2025.02.21
45375 미·러 밀착에 버려지는 우크라이나‥다음은 '서울 패싱'? 랭크뉴스 2025.02.21
45374 연금개혁 국회 테이블 올렸지만···“여야 입장차만 확인” 랭크뉴스 2025.02.21
45373 '대통령 지지율 올리자' 의기투합‥후속기사 두고 '부적절 거래' 정황 랭크뉴스 2025.02.21
45372 尹탄핵심판, 11회 73일만 변론종결…노무현 50일·박근혜 81일 랭크뉴스 2025.02.21
45371 “이얼싼쓰 해봐” 다짜고짜 조롱·폭언…숨죽이는 중국인들 랭크뉴스 2025.02.21
45370 “조선은 한국” 트럼프 러브콜에…HD현대 “대미 투자 검토” 랭크뉴스 2025.02.21
45369 여야정, ‘추경’ 논의 본격 착수… 반도체특별법·연금개혁은 ‘제자리’(종합) 랭크뉴스 2025.02.21
45368 트럼프 “차·반도체 관세 한 달 내 발표” 랭크뉴스 2025.02.21
» »»»»» 尹탄핵심판 선고시기 남은 변수는 '마은혁 중도 취임' 랭크뉴스 2025.02.21
45366 조지호 "공소사실 관련은 증언 못 해"…일부 답변 거부 랭크뉴스 2025.02.21
45365 [단독] 이재명, 국방장관 임명 반대하며 “계엄 또 할 수도” 랭크뉴스 2025.02.20
45364 해외여행 중 심정지 환자 살린 소방관, 카페 갔다가 불 끈 경찰관 랭크뉴스 2025.02.20
45363 ‘선수 강제 입맞춤’ 전 스페인 축구협회장 1600만원 벌금형 랭크뉴스 2025.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