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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견제로 수출 활로 좁아진 중국 철강
다른 국가로 쏟아내며 가격도 낮춰
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중국산 철강에 ‘반덤핑 관세’라는 칼을 뽑아 들었다. 다량의 중국산 저가 철강이 국내로 유입되자 국내 산업 보호에 나선 것이다. 또 이번 조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철강 관세 전쟁과도 무관하지 않다. 미국 철강 관세의 실질 목표는 중국이다. 정부는 미국 견제로 수출 활로가 좁아진 중국산 철강이 국내로 더 쏟아질 것도 대비해 수입 규제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수입한 철강 물량은 877만톤으로 2017년(1153만톤) 이후 7년 만에 최대였다. 중국은 지난해 총 1억1070만톤에 이르는 철강 물량을 전세계에 수출했는데, 한국은 베트남에 이어 2위 수출국이었다. 중국은 부동산 침체 등으로 자국 내 철강 소비량이 감소하자 남은 철강을 다른 국가에다 쏟아붓고 있다. 많은 물량을 팔기 위해 가격도 계속 낮추고 있다. 이는 국내 철강 업계엔 위기다. 대표적으로 포스코홀딩스(이하 연결기준)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8.5% 줄었고, 현대제철 역시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60.6% 급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전세계 철강 공급 과잉 현상의 지속, 국외 저가 철강재의 공세 등으로 포항 1선재공장을 폐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25% 철강 관세는 국내 철강 산업엔 추가 악재다. 미국 내 중국산 철강은 51만톤(비중 1.8%, 지난해 기준)에 불과하며, 중국산 철강에는 지금도 35% 관세가 붙는다. 이 때문에 중국산 철강은 미국 철강 관세에 직접 타격을 입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중국이 실질적 타깃으로 꼽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미국은 중국산 반제품 철강이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 완제품이 돼 미국으로 수출된다고 본다. 아울러 캐나다와 멕시코가 자국 철강 수요는 저가 중국산 철강으로 소화하고, 현지 생산 철강 제품은 미국에 비싸게 팔아넘기고 있다는 의심도 갖고 있다. 실제 미국의 철강 수입량 상위권인 캐나다(1위), 멕시코(3위), 베트남(5위)은 모두 중국의 철강 수출량 상위권(베트남 1위, 멕시코 3위, 캐나다 4위)에 들어 있다. 미국이 철강 수입량 상위 국가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 도미노식으로 중국 철강 수출이 피해를 보는 구조다.

현재 중국은 과잉 생산된 철강을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는 문제에 부닥쳐 있다. 미-중 철강 패권 전쟁이 본격화하면 활로가 좁아진 중국이 한국을 비롯한 제3국가에 저가 철강을 더 밀어낼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철강 관세로 중국산 철강 수출처, 수출 물량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각국이 (중국산 철강) 수입 규제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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