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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사태 피고인 63명 공소장
연행 뒤에도 경찰 걷어차는 등 폭력
전자레인지 내던지는 등 기물 파손도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습격했다. 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한 과격 시위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아다닌 뒤 라이터 기름을 사와 법원 청사를 불태우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공무 중인 경찰관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전자레인지 등 법원 청사 물품을 마구 집어던지기도 했다.

20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서부지법 사태' 과격 시위자 63명의 공소장을 보면, 속칭 '투블럭남'이라고 불린 10대 A씨는 1월 19일 새벽 시위 참가자들과 경찰 간 대치 중에 경찰들을 향해 나아가자고 손짓하고, 스스로 경찰관들을 밀치며 법원에 난입했다. 10대 청소년이 헌정사 초유의 집단 법원 습격을 주도한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A씨는 판사실이 있던 법원 7층까지 올라가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부장판사를 수색하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이어 법원 후문 인근 편의점에서 라이터 기름 2통을 구매해 다시 법원으로 난입했다. 그는 법원 본관과 신관 중간에 다다른 뒤 구멍을 뚫은 라이터 기름 1통을 다른 시위자에게 건네며 본관 안쪽에 기름을 뿌리도록 했다. A씨는 갖고 있던 라이터로 종이에 불을 붙인 뒤 깨진 창문 틈으로 기름이 뿌려진 건물 안에 던졌다. 다행히 불이 기름에 옮겨붙지 않아 방화 미수로 그쳤으나, 당시 청사에서 당직하던 법원 공무원들이 참변을 당할 뻔했다.

시위자들은 경찰을 "개"라고 부르며 조롱하고 갖은 폭력을 휘둘렀다. B씨는 법원 유리창을 향해 1m 길이 막대를 던지는가 하면, 평화적 시위를 촉구하는 경찰관들에게 "너희들은 개야, 짖으라면 짖고 물라면 무는 개"라 했다. 서울경찰청 기동대 간부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기도 했다. C씨는 과격 시위대가 경찰을 밀치는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진 경찰 방패를 들고 경찰관을 밀며 폭행했고, D씨는 현행범 체포돼 차량에 타면서도 경찰관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시위대가 법원 내부 기물과 물품을 대거 부순 정황도 나타났다. E씨는 법원 당직실에 침입해 폐쇄회로(CC)TV 모니터를 잡아 뜯어 출입 통제시스템을 파손했고, 당직실에 있던 전자레인지를 들어 출입문을 향해 내던져 부수기도 했다.

공소장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원로목사의 특임전도사로 알려진 이형석씨가 판사실 출입문을 발로 차고 법원 내부를 수색하던 상황도 상세히 담겼다. 법원 7층에 올라간 시위자들이 "XX 이거 문 다 부숴야 하는 거 아냐"라고 말하자, 이씨는 "방 안에 숨었을 것 같아" "XX 문(을) 발로 차버리자"라며 출입문을 세게 발로 차 잠금장치를 망가뜨렸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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